배려

  이제야  읽었다.   어린이를 위한 <배려>를 먼저 읽었는데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 이야기 형식으로 읽기도 싶고, 이해하기도 싶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여도 별로 읽고자 하지 않았던 어른을 위한 <배려>도 어떤 내용으로 풀어갔을지 많이 궁금했다. 

  주인공 위는 서른 넷이라는 나이에,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최연소 차장 승진 기록을 세운다. 기쁨도 잠시 발령이 난 곳이 부서를 없애야 회사에 이득이 된다고 자신이 구조조정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현업부서 프로젝트 1팀인 것을 알고 망연자실한다. 위는 모든 일을 대충하는 법이 없었다. 각 부서에서 올라온 기획안들을 면밀하게 검토했을 뿐만 아니라 논리적 허점을 잡아내어 회사가 입을 지도 모르는 손실기회조차도 미리 막았다. 위는 스스로도 자신의 이런 능력과 노력으로 이 자리에 올라섰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그는 발령결과를 보면서 '세상은 참 불공평한거야, 진짜 능력있는 사람은 결국에는 찬밥신세고, 능력도 없으면서 눈치만 잘 보는 약삭빠른 인간이 성공하는 거야'라는 말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던 위는 자신이 가장 닮고 싶어하던 철혈이마 최 상무에게서 기회라는 좋은 말로 포장된  '트로이의 목마'가 되어 달라는 것과 기획실로의 복직을 약속 받는다.

  위가 보기에 1팀 부장님의  '남을 위한 마음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라는 말은 뻔한 소리고 궤변으로 들렸고, 1팀원들이 영업 나가서 일보다 고객의 사적인 얘기, 고민, 관심거리에 관한 얘기만 더 많이 하는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한심하게만 보였다. 더군다나 믿고 있었던 최상무에게 자신이 이용당한 것을 알게 되면서 절망한다. 

  다행히 1팀으로 발령받은 후부터 회사 11층의 인도자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하나씩 배우고 맘속깊이 깨닫게 된다. 멘토가 되어주는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위에게는 큰 복이었다. 마음을 열자, 능력 있게 보이려고 기를 쓰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를 존중해 주었다. 이와 함께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사랑할 줄 몰랐고, 고마워할 줄 몰랐던 자신을 깨닫게 되면서 별거 중이던 아내와도 화해하게 된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세상이 다시 따뜻해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책에서도 나온다. 선한사람이 좀 더 많아서, 선한 일이 좀 더 많아서 세상은 돌아가는 거라고 말이다. <배려>라는 제목을 가지고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이 그토록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나의 삶의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바보 같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점점 지쳐가던 나에게 다시 힘을 준 책 이다. 나에 대한 장점에 대한 인정과 단점에 대한 고민과 반성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준다는 것과, 내가 가진 것 중에 장점이라 인정된다면 그 장점을 믿고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살아가도 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뻔히 다 아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 뻔한 얘기,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다시 읽도록 해주는 책이 좋은 책이고, 그 뻔한 얘기를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몇 번 더 읽어보고 마음에 새기며 실천해야겠다.  한번 읽었을때와 두번 읽었을때에 마음에 남는 구절이 다르고, 그 만큼 새롭게 깨달아지는게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고 싶다. 

 

  "직업은 배려하기 위한 도구이다.

   정치인과 행정가는 법과 제도를 통해 국민을 배려하고,

   회사는 고객들에게 만족이라는 배려를 전한다.

   배려는 경쟁까지도 넘어설 수 있다.

  경쟁자의 관점에서 보고,  경쟁자를 앞지르고, 마침내 경쟁자를 더 나은 길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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