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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한 편의 시라면 좋겠지만 - 힘을 빼고 감동을 줍는 사계절 육아
전지민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육아가 한편의 시라면 좋겠지만책을 읽는 첫페이지부터 코끝이 찡해졌다. 사실 지나가는 내용들인데, 친정이 생각나서 그랬던걸까..
친정은 딸의 물건의 종착역이다. 운행이 멈춘 낡은 열차의 종점처럼 딸의 생애가 담긴 모든 물건이 거기에 모여있다. .....
몇번 바르다 건네준 유통기한이 지난 립스틱이나 딸 올 때 한 두번이라도 더 신으라고 여직 버리지 못한 운동화를 볼 때면 나는 그 집에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자식을 떠나보내도 늘 함께 사는 부모, 독립 후 좁은 내공간에 둘 수가 없어서 엄마에게 하나 둘 맡겼을뿐인데, 부모는 그것을 자식이 준 것이라며 버리지도 못하고 몽땅 껴안고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감수성이 매우 풍부해졌다. 나름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육아를 하면서 작은일에도 눈물을 흘리고 행복해하고 감동하고.. 책을 보면서 많이 울컥하며 읽었던 책이다. 내 아이와 또래가 비슷해서일까. 아이의 사진을 보고 저자가 육아를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나까지 뿌듯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 다른 육아서처럼 딱 딱 정리 되어 있는 아이를 이렇게 키워라!! 라고 이야기 하는 것보다 더 배울만한 내용이 많았던 책이었다. 아이에게 따뜻한 말을 해주고, 매일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을 품는 저자의 이야기들을 보니 육아에 있어서 난 아직도 너무 초보 엄마, 나쁜엄마이구나 싶었던..
저자의 일기나 SNS를 훔쳐보는것 같은 저자의 개인적인 내용들이었지만, 마치 알고 있던 언니의 이야기를 듣듯이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한장 한장 읽으며 느낀거지만, 글을 정말 잘썼다
.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출산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를 배울수 있고, (내 기준으로는 저자는 정말 훌륭한 엄마이기에..) 이미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줄수 있는 책이 될 듯하다.
계절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것처럼 나는 오늘 또 아이와 이별을 한다.
이 부분은 계속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요새 유치원도 못가서 하루종일 붙어있느라 내 몸과 마음이 지쳐 있어서인지 하루가 끝날때마다. 오늘도 겨우 하루 버텼다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다시는 오지 않을 하루 하루의 시간을 아이들과 좀 더 소중하게 써야게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