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답사 0번지 영암 - 월출산의 신령스런 기운이 가득한 고장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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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남도 답사 0번지 영암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단순한 지역 여행서가 아닌 한 편의 정성스런 인문 다큐멘터리를 만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영상이 아니라 글로 만나는 다큐. 그만큼 이 책은 읽는 내내 장면 장면이 눈앞에 그려졌고, 이야기와 사람, 바위와 기운, 역사와 고장이 하나로 이어지며 생생히 살아 숨 쉬었다.

이 책은 '여행'보다 '답사'라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린다. 오랜 세월 방송작가로 살아온 저자의 노련한 시선과 질문이 글 곳곳에서 묻어난다. 월출산의 거대한 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느꼈을 그의 전율, 구림마을에서 도선국사의 전설을 듣던 순간의 경외, 그리고 영암어란 한 조각에 얽힌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생활의 감칠맛까지… 어느 한 페이지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음식’과 ‘생활문화’다. 영암어란, 독천낙지, 갈낙탕 등 영암의 풍성한 먹거리에 대한 묘사는 군침을 돌게 할 뿐 아니라, 그 음식들이 시대를 지나 지금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에 대한 깊이도 전한다. 단순한 맛집 소개가 아니라, 한 지방의 정체성이 음식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읽는 내내 흥미로웠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간 카페와 찻집 이야기다. 다육식물 카페 화담이나 방배동 북카페 메종인디아 같은 공간이 영암이라는 지방과 서울이라는 도심을 연결하며, 책 전체의 공간감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이는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저자 본인의 생활과 경험이 녹아든 진짜 이야기이기에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책을 덮으며 “왜 지금껏 우리는 영암을 잘 몰랐을까?”라는 아쉬움과 동시에, 이 책 덕분에 ‘남도답사 0번지’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느꼈고, 읽고 나면 영암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 단지 여행지가 아니라, ‘기운이 있는 땅’을 내 발로 밟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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