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마인드, 사고, 생활습관, 인간관계, 일’의 다섯 단계로 나뉘어 50가지 실천 팁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팁은 너무 작고 사소해서, ‘이게 정말 도움이 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아침 산책을 꼭 해야 한다’는 당위 대신, ‘아침 산책 못 해도 괜찮다’, ‘잠이 안 오면 그냥 깨어 있어도 된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방식은, 실제로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조언이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 하지 말자”는 챕터였다. 우울증을 겪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정상적이었던 나’를 그리워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그 시절의 나는 이미 사라졌고, 지금은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그 말이 낯설지만 깊이 다가왔다. 회복이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또한, 인간관계나 일에 대한 조언도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확연히 다르다. 친구가 없어도 괜찮고, 주 2일 아르바이트로도 생존이 가능하며, ‘일을 갑자기 취소해도 되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나를 살게 만든다고 말한다. 사회적 기준에서는 무책임해 보일 수 있지만, 정신적인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서 이보다 솔직하고 실용적인 태도는 없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