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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 타임 - 구글벤처스의 혁신적 시간관리법
제이크 냅.존 제라츠키 지음, 박우정 옮김 / 김영사 / 2019년 4월
평점 :
메이크 타임
: 효율적인 내 삶 운영법
벌써 5월이다. 체감상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2019년도 이제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달리다 보면 신발 끈이 풀리는 건 당연하다. 다만 풀리는 신발 끈을 얼마나 자주 묶느냐가 중요한 법. 이처럼 작심삼일로 끝나는 나의 다짐들을 바라보며 내 자신을 홀로 다독이곤 했지만, 신발 끈을 새로 묶듯 다짐을 고쳐먹을 때마다 내 발목을 붙잡았던 건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주의를 빼앗아가는 세상이다. 사실 이 서평을 작성하기에 앞서서 나는 한글창 속 반짝이는 커서만 놔둔 채, 스마트폰으로 몇 시간 동안이나 여러 웹사이트와 유투브에 주의를 빼앗겨 버렸다. 그리고 아마도... 이 글을 완성하기 전까지도 나는 몇 번이고 나의 스마트폰을 잠금해제하고 또 다른 웹 사이트 속 세계로 빠지겠지...
사실 내가 주의를 빼앗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엔 나를 유혹하는 게 너무도 많다. (애플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80번 정도 아이폰을 잠금해제한다고 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였다.)
“주의를 분산하는 방해꾼에 심하게 중독된 데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러기 때문이라는 점도 한몫한다. 바로 고립공포감이 작용한 것인데, 우리는 모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뒤처지고 싶지 않다”
사람들은 나만 모르는 이야기에 민감하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그걸 나만 모르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 그래서 열심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내가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그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문제는 이 ‘고립공포감’이 결코 우리를 고립감에서 꺼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어느 때보다 고립됐다는 것이 현대사회의 잔인한 아이러니다.”
메이크 타임의 저자 제이크와 존은 이러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간 관리법을 제안한다. 그들의 시간 관리법은 꽤나 구체적이다. 그래서 한 번쯤 실행해볼 만한 작전들로 구성되어 있다. 메이크 타임의 커다란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다.
하이라이트 – 초집중 - (에너지 충전) - 돌아보기
오늘 하루 내가 우선적으로 처리할 무언가를 정하고(하이라이트),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해꾼들을 물리치고 내가 하고자 했던 목표를 처리할 시간을 만든다(초집중).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 간간히 에너지를 충전하며 나의 뇌 에너지가 쉽게 방전되지 않도록 힘쓰고, 앞선 활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돌아보기).
언뜻 보기에 뻔해보이는 이 전술들이 내게 진정성있게 다가왔던 건,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경험담이었기 때문이다. 제이크와 존은 자신들이 겪었던 일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시간 관리 측면에서 어느 부분을 힘들어 할 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그들이 겪은 이야기(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바로 제이크의 이야기였다.
2012년의 일이다. 두 아들 녀석이 거실에서 나무 기차를 가지고 노는 중이었다. 루크가 부지런히 트랙을 조립하는 동안 플린은 기관차 위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문득 루크가 고개를 들더니 내게 물었다. “아빠, 왜 핸드폰을 보고 있어?” (...)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온종일 기대했고 마침내 그 시간이 왔는데... 나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
사실 나도 겪어보았던 경험 중 하나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약속이었지만, 친구의 얼굴보단 스마트폰의 화면을 더 많이 보고 집에 돌아온 날. 제이크의 말처럼 나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 내겐 ‘해야할 일’을 하는 시간도 필요했지만, 그보다도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방법이 더 절실했다.
더 이상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이 책을 친절히도 부록처럼 자신들의 일정표 샘플을 제공한다. 책을 읽고 한 번 일정표 샘플에 내 계획을 집어넣어 보았다. 놀랍게도.. 시간은 너무나도 많았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을 들이면 일상생활이 바뀐다. 현재 당신의 일이 내면의 나침반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가장 중요한 기회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이 훨씬 커질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서평을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나는 몇 번이고 나의 핸드폰을 들여다 보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노력해보려 한다. 책의 말미 속 한 구절이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당신을 활기차게 만드는 일, 그 일을 위한 ‘언젠가’를 기다리지 마라. 바로 오늘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