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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법 -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윌리엄 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은 매우 직설적이다. 제목만 보아도 책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 금새 알 수 있다. 그렇다. 이 책은 미국 이민자로 성공한 한국인 사업가가 말하는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의 화법 역시 매우 직설적이고 현실적이다. 그래서 독자에 따라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고통을 달래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극복하라고 독려한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이 문제를 극복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 3장의 내용은 주로 돈을 벌기 위한 기본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다룬다. 마지막 4장은 '터틀 스텝'이라 일컫는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돈 버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을 구체적 방법론보다는 돈을 대하는 자세에 할애하고 있다. 방법론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에 해당하는 돈을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3장의 내용은 우리가 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미신'을 깨뜨려준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들을 통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념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가령,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긍정의 힘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계획이 필요하다 등과 같은 것이다. 대책없는 긍정의 힘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는 계획보다 실행 후 수정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장의 내용들 중 일부는 불편하지만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되는,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돈 버는 구체적 방법론을 다루는 마지막 4장은 '터틀 스텝' 1단계에서 10단계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돈을 벌기 위한 긴 여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건강관리를 1단계에 제시하는 점도 독특하지만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먼저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터틀 스텝' 4단계, 즉 모든 빚에서 탈출하는 단계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후 종자돈을 모아가는 5단계부터 수동적 수입이 지출의 1.5배를 달성하는 10단계 완성에 이르기까지는 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수입의 일정 부분은 자동적으로 ETF 등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책의 내용 중 다른 많은 재테크 책과 가장 차별화되는 한 가지 내용은 레버리지, 즉 부채 활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재테크 책에서는 저금리의 부채를 활용해 자본이득이나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부채 활용을 권하고 있지만, 저자는 빚을 최대한 빨리 갚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의 부제처럼 '아주 천천히, 느리지만, 완벽하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불황기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채없이 돈 버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의견은 다르겠지만 요즈음과 같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만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