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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상실의 시대”, “1Q84” 등 작품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누구보다 대중적인 작가이자 노벨상 시즌이 되면 항상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며 작품의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항상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나는 글쓰기를 주제로 하는 책이 출간되면 항상 그 내용이 궁금해진다. 이 책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저자는 그 동안 출간된 하루키의 작품 대부분을 대상으로 하루키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1장에서는 하루키 작품에 나타난 특징적인 작법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준다. 제2장에서는 하루키 대표작에 드러난 작품별로 특징적인 문체의 특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본 독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리지 않을까 싶다. 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책을 읽으며 간과했을 법한 하루키의 문장에 숨겨진 의미 내지는 의도를 새롭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숨겨진 문장의 맛을 제대로 음미해 보기 위해 다시 하루키의 작품을 집어 들게 될 것 같다. 반면, 하루키의 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하루키 작품의 매력을 새삼 알게 되어 하루빨리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하루키의 작법이나 문체의 특성은 실제 글쓰기를 할 때 충분히 따라해 볼 수 있는 실전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약간의 추가적인 공부는 필요해 보인다. 왜냐 하면, 하루키의 작품 속에는 문학, 영화, 요리, 미술, 건축을 넘나드는 풍부한 배경지식을 적절히 녹여내는 절묘한 문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창조의 시작은 모방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나만의 독창적인 글쓰기를 원한다면 이 책에 잘 정리된 하루키의 글쓰기를 따라 연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문학적인 글이든, 실용적인 글이든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런 매력적인 글쓰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