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자이언트 스텝 2
김서해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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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내목소리를닮았어 #김서해 #자이언트북스 <도서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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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스텝 시리즈 두 번째 책.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김서해

<179p 그제야 그리움은 호기심과 닮아 있음을 깨달았다. 보고 싶다는 건, 뭘 하는지 보고 싶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고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알고 싶은 마음의 총칭이었다. 나는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서울의 한 작은 서점, 이곳에서 일하는 ‘해인‘과 손님으로 찾아온 ’영원‘이 작은 교류를 하게 되면서 점점 대화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 영원은 밴드 ‘카드뮴 그림’의 기타리스트이고, 해인은 순수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다. 자신의 일에 끈질기게 매달리며 음악을 만들고 분위기를 바꾸는 능력 을 가진 영원과 그를 통해 다시금 자신을 직면하며 외로움과 자책을 느끼는 해인. 항상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해인은 예술가가 되지 못했다. 춤을 추고자 했으나 좌절되었고, 화가가 되고 싶었고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그 어느 것도 되지 못했다.

그런 해인이 영원을 만나며 질문들을 받고 답을 하면서 대화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해인은 더 잘 대답해주고 싶고 계속 이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다. 영원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조금씩 더 알게 되고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하는 해인. 서로의 말을 주고 받는 것은 나아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는 것을 작가는 보여준다.

해인과 영원의 대화 바깥에서는 해인의 유년시절 단짝이었던 주희와의 추억들이 장면 장면처럼 펼쳐진다. 주희로부터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며 춤추기를 꿈꾸던 해인에게 좌절이 다가온 것은, 바로 친구 주희의 죽음. 이 아픈 시간을 잊지 못한 채 떠밀리듯 살아가는 해인의 괴로움이 안타까웠다. 마음을 부둥켜 안고 시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삶을 힘들게 하는지, 자신을 멍들게 하는지 해인의 시간들이 보여준다. 갑작스럽게 닥친 사랑하는 존재를 보내며 아파하고 그 시간을 견디며 살아냈던 해인과 주희의 엄마 ‘미주’와의 또다른 시간들은 그래서 뭉클하게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그들의 사랑하는 방식,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과정의 시간이 잊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김서해 작가의 문장들에 빠져들었다. 새로운 표현들이 참신하고 놀라웠는데 그러한 문장들이 마음을 붙잡고 내내 흔들었다. 가슴 한켠에 붙들어 곱씹게 했다. 사실 나는 해인과 영원의 수많은 대화의 끝에는 해피엔딩의 사랑이 자리하겠지 하고 뻔한 예측을 했었다. 이 사랑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하는 연애 스토리를.

보란듯이 어긋나는 그 아찔함, 쾅 하고 얻어맞은 기분, 몇번씩 같은 부분을 읽고 다시 페이지를 앞으로 넘기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해인과 영원의 수많은 대화의 비밀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영원의 존재를 깨닫는 해인의 “혼자 지어낸 거라도, 이야기는 위로가 돼.”는 그래서 이 소설의 반전이자 묘미다. 이 소설을 다시 돌아가 읽어야 하는 이유다. 주희의 죽음 이후 주희를 생각하며 처음으로 추는 춤,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 마음,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은, 영원과의 긴 대화를 거치며 이르게 된 해인의 변화이자 성찰이기도 하다. 이제 한발 내딛어 보는 용기의 해인을, 해인의 목소리를 닮은 그들의 이야기를, 그 비밀의 문을 열어보기를.

<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후기를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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