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구겐하임 - 예술 중독자 현대 예술의 거장
메리 V. 디어본 지음, 최일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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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구겐하임 #을유문화사 <도서 협찬>

페기의 생은 나를 압도했다. 그녀를 읽는 동안 너무나도 많이 그녀 삶을 생각하고, 이야기 했으며, 자주 어질어질했다. 이전에 예술가들의 삶을 대면할 때도 줄곧 그들의 변화무쌍한 삶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물며 여성에게 그러한 삶은 어땠을까. 페기의 변화무쌍한 사생활은 곧 자유분방함이었다. 도무지 거리낄 것 없는 사생활, 그녀의 자유분방함에 대하여 누군가는 속되고 천하다며 손가락질 했다. 그마저도 스스럼없던 페기, 이 책은 페기의 인생 그 자체다.

예술을 사랑했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미술품 컬렉터이자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발굴해 낸 사람.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정해진 여성의 삶을 박차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며 평생 예술을 향해 기꺼이 마음을 다했던 페기의 열정은 뜨겁고 찬란했다. 불길한 전쟁의 상황 속에서도 미술품을 사러 화가를 만나러 가기를 서슴치 않았던 페기의 실행력을 보며 무언가에 미치고 중독된다는 것은 그 정도는 되야 하나 싶었다. 남자 만나기를 하고 또 하는 것처럼, 미술품을 사고 또 사는 페기를, 무조건 보이는 미술품을 다 사는 사람인양 오해 받았던 것도 페기의 집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열렬한 예술 신봉자로서 수집품에 대한 그진심 만큼은 의심할 수 없었다. 그림을 수집하고, 예술가들 가까이에서 그들과 어울리고 교류하고, 예술가를 사랑한 페기는 단순한 컬렉터가 아니었다. 현대 미술사의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었던 페기의 전진과 놀라운 선택들은 그래서 주목하고 곱씹을만하다.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했고, 유럽 예술가만이 아닌 미국의 예술가들을 발굴했으며, 잭슨 플록을 만들어낸 장본이기도 했던 페기. 그녀가 운영한 갤러리들은 다른 곳과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열렬한 호응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녀의 생각도, 그 공간도 혁신적이었던 페기는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나는 예술이란 오직 예술가들의 노력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들을 동경했다. 그러나 창조의 결과물 뒤에는 그것을 주목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주는 페기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녀의 일관된 예술적 삶을 보며 깨달았다. 그들이 또 하나의 미술적 흐름을 만들고 새로운 예술의 탄생을 주도하기도 한다는 것. 페기는 그 중심에서 현대 예술의 흐름을 만들었고, 현실에 지지 않고 끝까지 예술을 사랑했다. 그 열렬함이 순수해서 좋았다. 페기의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삶 속에서 예술 중독자 페기의 열정과 진심이 더 선명한 곡선을 만든 것은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페기의 생은 많은 것을 압도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으로부터, 정해진 어떤 질서들로부터, 어떤 이들의 질타와 멸시로부터, 우리가 자주 끌어안고 사는 속박으로부터.

<본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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