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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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대한민국까지 ,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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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내게 주는 상상은 빙하, 얼음 그리고 귀여운 펭귄 무리였다. 그렇지만 ‘남극 여행’이란 상상 자체를 해 본 적은 없는데 아마 너무 멀고 춥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차가운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내가 평생 가닿을 수 없는 곳을 책으로 여행하는 쾌감, 그것도 남극이야! 라는 마음으로 펼쳐든 이 책은 속이 훤히 비추는 바다를 만난 상쾌함처럼 신비롭고 아찔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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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전반부에는 남극으로 향하기까지의 여정, 계획, 남극 여행의 과정을 아우르는데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푹 빠져들었다. 남극 여행에서 만난 자연의 신비, 그 거대하고 경이로운 세계에서 작은 인간으로써 압도되는 경외감이란 지금 나의 상상으로도 한계 일테지만, 그 실재를 보고 경험한 저자의 감동과 놀라움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다가와서 남극의 신비와 자연의 위대함을 감각하며 경건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으로 볼 뿐인데도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니 살아있는 남극의 호흡을 마치 내가 밟은 듯 했다. 멋지고 황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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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지구 최대의 사막이라는 사실, 지구에서 가장 높다는 거센 파도가 일렁이는 드레이크 해협을 거쳐야 남극에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일, ‘남극조약’에 의해 남극은 인류 공통의 자산으로 공유하고 있지만 조약이 만료되면 ‘남극 영토분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남극에 대한 의미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남극에서 벌어진 ‘남극 전쟁’의 역사와 110년 전, 이 남극을 여행한 탐험가들의 여행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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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서식하는 펭귄은 6가지, 황제-임금-아델리-턱끈-마카로니 펭귄들인데 이 엄청난 펭귄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취해버린 때에, 남극 여행의 절정이라 하는 ‘사우스조지아’의 신비에 녹아들어 버릴 무렵, 이 책은 후반기를 맞는다. 그 후반기는 더욱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2020년을 오로지 설명할 수 있는 한 단어, ‘코로나’사태가 남극 여행을 무참히 뒤집어버린 것.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 잔혹한 코로나 때문에 서둘러 남극에서 되돌아가기까지의 여정과 장애는 일렁이는 드레이크 해협은 갖다 댈 수도 없다. 배의 입항을 거절당하기를 수차례, 국경이 가로막히고 각 나라의 공항문이 속속들이 닫혀지는 가운데 배에서의 고립이 이어지고 배에서 탈출하기 위한 고군분투는 읽고 있을 뿐인 내게도 힘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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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에서 전한 저자의 말에서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 고스란히 전해져 안타까웠다. 그 무거운 마음을 이고 괜찮은 척 써내려갔을 이 글이, 잊고 싶었지만 생생하게 떠올랐을 가혹했던 그 시간들이 아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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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서평단 도서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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