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소설 『1984 (1949)에서 세계를 다스리는 존재는 빅브라더이다. 

주인공 윈스턴은 기록국에 근무한다.

빅브라더의 국가에서는 집집마다 커다란 텔레스크린을 두고 있다. 

윈스턴은 텔레스크린이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책상을 두고 몰래 글을 쓴다. 

그가 사회에 반항할 수 있는일은 그것뿐이다. 이는 빅브라더가 좋아하지 않는 행동이다. 

빅브라더가 싫어하는 일을 한다면 아무도 모르게 증발한다. 

윈스턴 주변에는 동료가 많다. 

아니다. 그들은 동료가아니라 신고자들이다. 

윈스턴 또한 누군가의 동료이며 신고자이다. 

윈스턴이 사는 사회는 오직 빅브라더를 위해 돌아간다.

윈스턴은 시스템에게 당하고 만다. 

빅브라더가 금지한구성원을 함부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윈스턴은 줄리아와사랑하다가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후 결국은 뇌가 초기화된다. 

소설의 끝 문장은 이렇다. ‘그는 이제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되었다. 

강력하게 구축된 시스템에 한 개인이 저항하는 것은 몹시 무모해 보인다.

2027년 영국은 자국 내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모조리 게토에 수용한다. 

인구는 이제 늘지 않고 줄어들 일만 남았다. .

더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절멸의 시점을 가늠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종말의 시점을 알기에 동요하기도, 또 동요하지 않기도 한다. 

국가는 답이 없다. 오직 사회질서를 잡기 위해 강력한 무력을 사용할 뿐이다. 

국가는 국민에게 자살 약을 배급하고 평화로운 죽음을 권유한다. 

국가의 목적은 종말이올 때까지 안정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기에 국민의 진흥보다는 불법을 방지하는 일에 집중한다.

하루하루 목적 없이 사는 공무원 테오는 아내이자 반군리더인 줄리언의 부탁으로 한 흑인 소녀를 항구까지 데리고 가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놀랍게도 소녀의 배 속에는아이가 있었다. 더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세상에서 그 흑인 소녀가 아이를 가진 것이다. 

테오는 본의아니게 소녀와아이를 보호해야 할 소명을 받는다.

테오가 시스템에 저항하는 방식은 흑인 소녀와 그녀의아기를 숨기는 것이다. 

정부군에 아기를 빼앗기면 시스템에 지는 게임이다. 

사람들이 그토록 찾는 메시아를 숨겨 안전한 곳에 데리고 가야 하며 인간의 욕심으로부터 메시아를 지켜야 한다. 

메시아는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해야하며 현 사회, 현 시스템이 절멸해야 그가 이긴다

주인공은 몹시 하찮은 일로 시스템을 거부한다. 

예를 들면, 아내의 쪽지, 몰래 쓴 일기, 통행증이 필요한 소녀 등이다. 

주인공은 시스템 빌런 앞에 용감하게 칼을 들고 서서 고함치지 않는다. 

그들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 한쪽 눈을 조금 찔끔거릴 만한 일에 운명처럼 엮이며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적과 맞닥뜨린다. 그리고 시스템의 모순을 깨닫는다.

톰 롭 스미스의 소설 「차일드 44 (2008)는 우크라이나 대기근 당시 스탈린 치하에서 일어난 유아 연쇄 살인 사건을조사하는 MGB 요원 레오 데미도프가 주인공이다. 

레오는전도유망한 당의 엘리트이다. 

그는 당의 명령과 인간적인관계 속에서 갈등한다. 

당은 아내를 스파이로 지목하고, 충성심이 강한 그는 그녀를 뒷조사한다. 

결국, 레오는 시스템대신 아내를 선택하고 실각한다. 

당을 버린, 아니 시스템을거부한 대가는 혹독했다.

공포는 필요하다. 공포가 혁명을 지켜준다. 공포가 없었다면 레닌은 무너졌을 것이다. 공포가 없었다면 스탈린도 무너졌을것이다.

공포는 키우는 것이다. 공포는 그가 하는 일의 일부였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하려면 공포의먹이가 될 사람들이 지속해서 공급돼야 한다.

2027년 영국은 자국 내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모조리 게토에 수용한다. 

인구는 이제 늘지 않고 줄어들 일만 남았다. 

천국에는 목표와 원칙이, 연옥에는 서류와 절차가 지옥깨지기 마련이다. 

흔히 시스템을 잘 아는 자가 시스템의 모에는 규칙과 규제가 존재한다고 했다. 

시스템은 언젠가는순을 역이용해서 깬다. 시스템은 설계되더라도 완성되지 못한다. 

이상은 없다. 국가의 이상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시스템만 있을 뿐이다. 국가나 집단이 사용하는 무기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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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죽음 따윈 의미가 없다

광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기 위해광기를 부린다. 

광기 어린 빌런의 궁극적 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손에 죽는 것이다. 

에이허브 선장은 모비 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고 고래 뼈로 만든 의족을 달았다. 

그는포경선 피쿼드호를 이끌고 대서양과 태평양을 누빈다. 

그의 집념은 오직 한 가지를 향한다. 

불멸의 고래라고 불리는향유고래, 모비 덕을 잡는 것.

"죽음 따윈 개나 줘라, 그래. 내 보트에는 고래를 두려워하는 놈은 아무도 태우지 않을 것이야!" 

에이허브는 죽음이물기둥 꼭대기까지 치솟아도 두렵지 않다. 

오직 저 흰 향유고래를 잡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모비 딕에게 얻은 쓰디쓴패배와 다리를 잃어버린 절망은 그의 정신을 광기로 바꿔놓았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원한으로 똘똘 뭉친 난폭한 힘이 그놈에게 있다는 것을 난 안다. 

내가 그토록미워하는 것이 바로 그 불가사의한 원한이야."

에이허브가 전의를 불태우며 선원들을 몰아붙이자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피쿼드호 구성원이 전멸하리라 예감한다.

노련한 고래잡이인 스타벅은 두려움에 떨며 탄식한다. 

광기의 아이템 뤼크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1994)에는 무시무시한 광기를 보이는 악당이 등장한다. 

바로 마약단속국장 노먼 스탠스필드, 노먼 역시 마약 중독자다. 

어느 날 마틸다 가족이 사는 허름한 아파트에 마약단속국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부하들이 총총 자리를 잡자 뒤늦게 계단을 올라온 노먼스탠스필드 국장의 등장은 처음부터 기묘하다. 

그는 노란색 이어폰을 끼고 복도 한가운데서 머리를 흔들고 서 있다.

그가 듣는 음악은 베토벤의 곡이다. 

마약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마틸다의 아빠를 끈질기게 재촉하던 형사는 손으로스탠스필드를 가리킨다. 

"저 사람(스탠스필드)은 음악을 들을 때 방해하면 무척 싫어하지. 

뚜껑을 열고 한 알을 입에 넣은 다음 몸을 비틀기 시작한다.

몸 안에 있는 악성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관객은 본능적으로 안다. 

이제 광기의 파티가 벌어진다는 것을.

이때부터 마틸다와 스탠스필드의 갈등 관계가 성립한다.

마틸다는 어린 동생을 처참하게 죽인 스탠스필드를 빌런으로 삼고, 그 역시 불합리한 수사를 기억하는 마틸다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안다.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스탠스필드감정을 표현한 소품이 바로 베토벤 음악과 이어폰이었다.

악당의 광기는 몇 분간 인상을 찌푸리거나 칼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고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내뱉는 적절한대사와 그것을 꾸미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광기를 표현하는데 이러한 오브젝트는 참으로 중요하다.

타란티노 감독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에서 보여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손바닥에 줄줄 흐르는 피 역시 광기를 보여주는 오브젝트이다.

디캐프리오가 분한 캘빈 캔디는 노예 농장 주인이다. 

그는 포악하고 계산적이며 흑인 노예들을 개보다 못하게 여기는악당이다. 

그는 흑인을 사서 결투를 시키고 돈을 번다. 

만딩고라고 부르는 그것은 우리나라의 청도 소싸움 같은 사업이다. 

현상금 사냥꾼인 닥터 킹 슐츠와 그가 구출한 흑인 노예장고가 캘빈 캔디의 농장에 간 이유는 장고가 사랑하는여인 브룸힐다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옆집 사는 살인청부업자 레옹의 집으로 피신한다.

이때부터 마틸다와 스탠스필드의 갈등 관계가 성립한다.

마틸다는 어린 동생을 처참하게 죽인 스탠스필드를 빌런으로 삼고, 그 역시 불합리한 수사를 기억하는 마틸다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안다.

살인이 벌어지는 장소에서 환희를 느끼는 스탠스필드의감정을 표현한 소품이 바로 베토벤 음악과 이어폰이었다.

악당의 광기는 몇 분간 인상을 찌푸리거나 칼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고 표출되는 것이 아니다. 

내뱉는 적절한대사와 그것을 꾸미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광기를 표현하는데 이러한 오브젝트는 참으로 중요하다.

타란티노 감독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에서 보여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손바닥에 줄줄 흐르는 피 역시 광기를 보여주는 오브젝트이다.

디캐프리오가 분한 캘빈 캔디는 노예 농장 주인이다. 

그는포악하고 계산적이며 흑인 노예들을 개보다 못하게 여기는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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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을 계속 허락하겠다면 내가 건강을 망가뜨리겠다. 

신이 모차르트의 인기를 도시에 가득 채우겠다면 내가 그의 경제력을 빼앗겠다. 

신이 모차르트의 자신감을 지키겠다면 내가 그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겠다. 

그는 모차르트의 가장 약한 두 가지를 건드리기로 했다. 

바로 돈과 아버지다.

모차르트는 늘 궁핍했다. 

그의 아내는 돈을 빌리기 위해 옷을 벗었고 모차르트 자신도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리며 경제력이 없으면 이렇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수시로 귀족에게 돈을 빌리러 다녔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강압에 연주 여행을 떠났다는것을 잘 알고 있다. 

모차르트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벗어나고 싶은 그림자이면서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커다란 나무였다. 

그런 아버지가 죽자 모차르트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살리에리는 돈과 모차르트 부친의 죽음을 이용하기로 한다. 

그는 모차르트의 아버지가 썼던 검은 가면 복장을 하고 모차르트 앞에 나타나 많은 금을 건네며 장송곡을 의뢰한다. 

모차르트는 궁색함을 단번에 해결할 돈을 건네는 검은가면을 쓴 살리에리의 모습이 죽은 아버지로, 또 자신을 데리고 갈 죽음의 사자로 보였다. 

죽은 아버지가 찾아와 나에게 장송곡을 의뢰하다니. 

아버지를 보며 반가운 한편으로는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왔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Game of the Year, GOTY한 호평과 함께 발매 후 올해의 게임 상Gan을 49개나 수상했고 출시 당해 600만장의 판매량을주인공 제이슨 브로디는 비행사 자격증을 딴 기념으로형, 친구들과 스카이다이빙을 하다가 그만 루크섬이라는열대 섬에 떨어진다. 

그곳은 인신매매를 업으로 하는 해결의 근거지였는데, 주인공은 이 무법천지의 섬에서 악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고 섬을 탈출해야 한다.

우리는 제이슨의 시선으로 (게임 플레이어는 일인칭 시점에서제이슨을 연기한다)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 바스를 만나는데 그는 정신없고 폭력적이고 정신없는, 아무튼 결코 만만찮은존재다. 

바스는 지금껏 보아온 여느 게임의 악당과 다르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이다. 

자신을 주인공에게 투영하기도하며 스스로 차이를 부정하는 말도 한다. 

한마디로 미친놈이다. 


그는 제이슨을 잡았다가도 일부러 놓아주면서 천천히가지고 논다. 

게임을 하다 보면 불현듯 화면에 등장해서 중얼거리는 바스를 만나게 되는데, 그의 눈빛과 발을 처음에는 이해하려다가 곧 포기하게 된다. 

바스의 언어를 따라가던 플레이어는 곧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런 놈과 일분일초라도 한 공간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 속에서 바스가 광기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광기에 대해 말했던가?

일을 반복하는 거야. 계속 계속 반복하는 거지. 

변화를 바라면서, 한마디로 미친 거야. 

어느 누가 내게 그런 말을 (광기는반복하는 거란 말을 하기에, 난 그놈이 날 놀린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봐버렸지. 문제는 말이야. 그래. 그놈 말이 맞았단 거야. 

그리고 내가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런 놈들이 보여 모두그 지랄들 하고 있더라고. 

완전 똑같은 일을 계속하더라고."

논리도 없고 강약도 없다. 

이 말을 하는 동안 바스 뒤로그의 부하가 어떤 사람을 가지고 놀듯 괴롭히다 죽이는 장면이 보인다. 

사실 플레이어는 게임이 끝나도록 바스가 한말들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파크라이 3>의 스토리는 중첩된 의미가 가득하고 반전과 비화가 많다. 

이 때문에 ‘무언가가 바뀌길 기대하며 어떤 짓을 반복하는 것을 광기‘라고 말하는 바스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플레이어는드물다.

다만 미쳐 돌아가는 섬에서 바스가 무엇이 정상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정상적인 인간이 되는지를 고민하는 부분이있다. 

아마도 바스는 정상이 아닌 자들이 (플레이어를 포함해서 사는 섬에서 정상이 되려면 그들처럼 미쳐야 한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스토리에서 플레이어는 의식의 혼란을 경험하고 급기야 미쳐야만 자아를 찾을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이 정상으로 보일 테니까.

그리고 보면 우리 사회에 바스가 없으리란 법은 없다. 높은 바위산을 차지하고 산 구석구석을 속속들이 노려보며이익만을 위해 사회를 망가뜨리는 멧돼지 같은 자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미치기를 바라고, 그래서 이익이 돌아오는 것을 즐기면서 인간성을 상실한 그들이 진짜 자들이다. 

그들보다 바스는 우리의 현실에서 진짜 미친 자들이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캐릭터다.

이야기 속 기존 악당들이 바스처럼 강렬한 충격을 주지못했던 이유는 줄곧 시시껄렁한 소리만 해댔기 때문이다.

시시껄렁한 소리란, 우리가 이해 가능한 이성적인 언어를말한다. 

광기에 젖은 대사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아야 진짜다. 

길거리에서 소주병을 들고 중얼거리는 광인들의 말을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가? 

플레이어가 바스의 대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순간, 바스는 미치광이가 될 수 없다. 바스는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없는 자신만의 광기를 보여주었고, 그래서 확실한 공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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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악이 바로 질투였다.

질투는 오직 인간의 관계에서 나온다. 

일곱 가지 죄악은모두 인간 내면의 문제이지만 질투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문제다. 

그래서 질투라는 코드는 스토리텔링에서 아주 중요시되는 요소이다.

특히 게임 속의 빌런은 주인공과 달리 완벽한 주체를 이룬다. 

레벨 1에서 시작해야 하는 주인공과 달리 빌런은 늘주인공보다 높은 레벨 상태이기 때문이다. 

빌런은 수많은부하, 던전, 트립, 지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단 하나는없어야 한다. 무엇이 됐든 주인공이 가진 바로 그 하나다. 

주인공은 빌런의 질투와 시기를 영양분으로 삼아 성장해나간다. 

성장하는 주인공의 최종 목적은 빌런과 동일한 레벨이 되는 것이다. 

주인공이 위기 없이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나가면 재미없다. 

주인공은 언젠가 빌런의 레벨에 도착한다. 빌런은 주인공을 시기해야 한다. 

주인공이 가진 핵심 요소를 빼앗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고 그것으로 인해 주인공이레벨을 올릴 합당한 이유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적은 모든 것을 가진 자다. 그 모든 것을 가지고도 주인공이 지닌 하나를 빼앗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사랑, 정의, 희망, 그 어떤 보편적 요소라도 좋다. 그것은 주인공에게는 소중한 것이어야 하되, 빌런에게는 콤플렉스 요소여야 한다.

리큐의 향합이 히데요시에겐 그했다. 

밀스의 아내도 존도에게 그랬다. 

질투하는 자는 질투의 상대가 되고 싶은 법이다. 

이것이야말로 악당을 돋보이게 하는 지름길이다.

질투하는 자, 오직 신을 원망하다영화 <아마데우스> (1984)에서 살리에리의 적은 볼프강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아니다. 

그의 진짜 적은 신이다. 

신은 그에게 욕망을 주고 능력은 주지 않았다. 

살리에리는 저천둥벌거숭이 모차르트가 부럽다. 

무슨 복이 있는지 음악에 조예가 깊고 적극적인 아버지를 두었다. 

어린 그를 데리고 온 유럽을 돌아다니고, 돈을 쏟아부어 적극적으로 음악을 가르쳐주며, 심지어 황제와 교황 앞에서 연주까지 할 수있도록 했다. 

반면 자신의 아버지는 그저 돈 버는 것에만 신경쓴 무지렁이 장사꾼이다. 

"음악이라니. 나는 너를 그런광대로 만들고 싶지 않다." 

자신의 아버지는 그렇게 말할뿐이다.

모차르트는 천재이고 살리에리는 노력하는 보통 사람이었다. 

그는 신에게 기도했다. "오직 당신을 위해 음악을 할게요. 

그러니 저에게 재능을 주세요." 

그러나 신은 그 기도를 무시했다. 

신은 그가 아닌 방탕하고 낭비가 심하고 천박한 모차르트에게 재능을 부여했다.

살리에리는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건너와 황제에게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고 궁정악장 자리를 얻었다. 

그는 최선을다했다. 

황제의 뜻에 어긋나지 않으려 노력했고 황제의 의중에 대항하는 귀족들과도 잘 지내려 했다. 

노력한 바대로음악 실력도 인정받았다. 그런데 음악 외에는 모든 게 천박한 모차르트가 빈에 나타났다. 

그는 모차르트의 음악에 감동하면서도 그를 질투했다. 

모차르트 곁에 있는 것은 괴로왔다. 

그의 악보를 무심결에 훔쳐봐도 눈물이 줄줄 흐를 만큼 황홀했다. 

‘이 불가항력의 숭고한 음악을 어떻게 인간이만들 수 있는 거지?‘ 

그에게 모차르트는 증오의 상대이면서경외의 대상이었다.

살리에리는 밤마다 몸부림치며 신을 원망했다. 

‘왜 나에제 악보 보는 능력을 주셨나요? 

왜 하필 내가 아니고 모차르트인가요? 

그는 생애 처음으로 저주를 배웠다.

"당신은 자신의 도구로 오만하고 음탕하고 유치하기 짝이없는 모차르트를 선택하고 나에게는 그것을 알아보는 능력밖에 주지 않았어. 

당신은 나에게 너무 매정해. 그래서 결심했어. 

있는 힘을 다해 당신의 피조물을 망가뜨릴 거야."

그는 십자가를 난로에 처박아 넣고 신을 저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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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센 리큐천하를 가진 히데요시도 누군가를 질투했다. 

바로 일본다도의 틀을 완성한 센 리큐였다. 

그는 히데요시의 다도선생이었다. 

세상의무를 이룬 히데요시는 칼을 벽에 걸어놓게 되자 격조가 필요했다. 

빈약한 소양을 채우기 위해선택한 것이 다도였다. 

그러나 태생이 문화와 거리가 멀었던 히데요시는 아무리 다도를 행해도 내적 빈곤만 여실히드러났다. 

귀하다는 다구를 닥치는 대로 긁어모으고 황금으로 치장한 다실까지 만들었으나 미에 관해서는 센리큐를 따를 수 없었다. 

허름한 초막에 꺾은 동백꽃 가지 하나로 황금 다실보다 더 황홀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리큐의심미안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히데요시가 만든 천만 관의 황금 다실을 비웃는 듯 눈을 내리까는 리큐의 빌어먹을태도란 ‘저놈은 나에게 모욕감을 주고 있어!‘

어느 날, 히데요시는 리큐가 늘 가지고 다니는 향합을 본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사기 함으로 요즘으로 치면 향수병이다. 

조선에서 만든, 귀하디귀한 것이었고 열도의 어떤 도공도 흉내 낼 수 없는 오묘하고 투박한 질감을 띠고 있었다. 

그 단지 안에는 리큐가 사랑했던 조선 여인의 손가락뼈가 들어 있었다. 

‘명물이다! 히데요시는 녹유를 칠한 그납작한 단지를 보고 단번에 반했다. 그는 리큐를 부른다.

이제 히데요시도 향합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명물이라면 신물이 날 정도로 모았다. 

조선과 명나라의 천하명물은 전부 자신의 창고 안에 쌓여 있다. 

고백하자면 리큐가 목숨처럼 아끼는 저 녹유 향합이 그렇게 아름다운지도잘 모르겠다. 

다만 저 오만한 리큐가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하는 물건이니 빼앗고 싶을 뿐이다. 

그는 세상을 향한 자격지심을 그 작은 녹유 향합에 투영했다.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키 작은 천민의 피를 가졌고, 아무리 느긋하게 걸어도 귀족의 자태를 흉내 낼 수 없다. 

오래전 모셨던 오다 노부나가도 나를 원숭이라고 불렀다. 

그때 얼마나 부끄럽던지,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던 다이묘들의 이죽거리는 표정이란! 

나는 이를 갈았다. 

이제 천하를 손에 넣었다. 

그런데도 이 빌어먹을 귀족들은 여전히나를 우습게 본다. 

지금 옆에서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제능글맞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놈도 훌륭한 가문을 지녔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속으로 나를 비웃고 있다. 다도 장인센리큐까지!‘

기백과 혈통은 권력이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조선을 정복하고 명을 차지하려던 기개는 다이묘들에게 피로감만 줄 뿐, 누구도 그를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천하를 가졌지만 가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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