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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고 싶은 나라 - K-컬처 시대, 우리가 만드는 미래
전형주 지음 / 새빛 / 2026년 5월
평점 :
요즘 전국 어디를 가도 지역축제는 넘쳐난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도시는 많지 않다.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축제가 있는가 하면, 규모는 크지 않아도 매년 사람들이 다시 찾는 지역도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전형주 군포문화재단 대표의 『다시 오고 싶은 나라』(새빛컴즈 출판)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축제를 기획하는 기술이나 관광정책을 설명하는 실무서가 아니다. 지역문화와 축제가 어떻게 도시를 바꾸고, 결국 국가의 경쟁력을 만드는가를 현장의 경험을 통해 풀어낸 문화철학서에 가깝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는 단 하나다. 문화의 목적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다. 화려한 공연도, 유명 가수도, 거대한 불꽃놀이도 결국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지 못하면 진정한 문화가 될 수 없다. 사람들은 축제 자체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느꼈던 따뜻한 감정과 사람, 그리고 도시의 분위기를 기억한다. 그래서 문화는 콘텐츠보다 기억, 관광보다 관계, 소비보다 경험이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철학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지역축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저자는 축제를 단순한 지역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문화자산으로 해석한다. 축제는 사람을 모으는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를 다시 찾게 만드는 약속이며, 지역의 정체성을 세계와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결국 '다시 오고 싶은 도시'가 많아질수록 '다시 오고 싶은 나라'도 만들어진다는 그의 논리는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이 다른 문화 관련 서적과 차별화되는 이유는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군포문화재단 대표로 지역문화와 축제, 시민문화 정책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얻은 통찰을 이론이 아닌 실제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그래서 문화는 거창한 국가 전략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되고, 지역에서 꽃피며, 세계로 확장된다는 메시지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역문화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한다. 문화는 예산을 쓰는 사업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투자이며, 축제는 하루의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지방소멸과 지역경쟁력이 국가적 과제가 된 시대에, 이 책은 지역문화와 관광, 도시브랜딩을 고민하는 지자체와 문화재단, 공직자뿐 아니라 지역을 사랑하는 모든 시민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결국 『다시 오고 싶은 나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사람은 화려한 행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을 기억한다. 그 마음을 만드는 힘이 바로 문화이며, 그 문화가 지역을 살리고 도시를 바꾸며 나라의 품격을 완성한다. 이 책은 지역축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근본부터 바꾸게 만드는, 지금 가장 필요한 문화 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