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 DSLR이 유행하듯 당시 사진작가들에겐 커다란 중형 카메라와 장비들이 인기였다고 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런카메라가 오히려 자신의 촬영을 방해한다고 여겼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카메라를 선택했고 그것을 들고 세계를 돌아다녔다.‘누벨바그의 어머니’라 불리는 영화감독 아녜스바르다(Agnès Varda)의 인터뷰에서도 작은카메라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를찍는 자신의 태도를 말하던 바르다는 주머니에서손바닥만 한 캠코더를 하나 꺼낸다. "무엇인가를 놓치고 싶지 않을 때, 바로 꺼내 찍을 수 있어요.문제없죠. 이걸 보세요. 이것도 똑같이 고화질입니다. 이렇게 하면 찍고 싶은 욕망과 가능성사이의 벽이 허물어져요."
이 녀석은 대체 뭐냐고. 히카루와 똑같이 생겼어도 히카루가 아닌 무언가.
"그럼 난 몇 번째로 소중해?"나는 좀 짜증이 나서 꽤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그랬더니엄마는 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후 면목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너는 네 번째나 다섯 번째 정도일 거야."당연히 나는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부모자식의 인연을 끊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대답이었다. 만약에 자기 목숨이 제일 소중하다고 대답했더라면, 인간은 원래 그런 생물이니까 너그럽게 이해해줘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콕 집어서 ‘네 번째나 다섯번째‘라고 말하다니.
"희생이라고요? 제가 무엇을 희생했죠? 음식을 구하기 위하서 기아를 희생했고, 만족을 얻기 위해 기대를 희생했을 뿐이에요. 제가 소중히 여기는 분을 안을 수 있고, 제가 사랑하는분에게 키스할 수 있고, 제가 신뢰할 수 있는 분에게 의지할수 있게 된 것, 그것도 희생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확실히 희생을 즐겨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