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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프리랜서 번역가 일기 - 베테랑 산업 번역가에게 1:1 맞춤 코칭 받기
김민주.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3월
평점 :
나이 30살 되던 해, 일본어를 처음 공부했다.
(조금씩 가졌던 관심은 공부에서 제외!)
일본어가 좋아서? 동경해서?
아니, 초라한 내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결과는 처참했다. 1년동안 삽질만 계속 했다.
책에서 (나름)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왜 실력은 늘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했다. 열정만 있고, 흥미는 없었다.
지인의 의견에 따라 일본 연예인 덕질을 시작하자...
과연 삽질한 1년이 그제서야 빛을 보기 시작하더라.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더듬더듬 알아 듣고, 글을 읽는 독학 수준은 되어 있었다.
허나, 40살의 내게 남은 건 여전히 초라한 나였다.
<초보 프리랜서 번역가의 일기> 를 접하게 된 이유도 실은 너무 불순했다. 덕질로 어깨너머 배운 일본어가 내 장점 중 하나,(특히) 직업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였다.
이제 막 직장을 퇴사한 주인공 미경씨가 처음으로 접하는 산업 번역의 세계는 비단 미경씨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나 같은 경우야 부모님의 장사를 되물림 받아 했던 입장이라 이력서도 생소하고 어딘가에 지원해서 테스트를 받는 일이 어색했지만 대부분은 한번씩 겪어 봤을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수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땐 누구보다 공감했다. 월급으로 일정 금액을 받는 사람들과는 달리 장사로 다져온 나는 밀물과 썰물이 얼마나 심한지 격하게 공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 번역이 탐나는 이유는 뭘까?
첫째, 내 덕질이 요긴하게 쓰인다는 점.
부족한 공부는 평생 해야 하지만 삽질 했던 경험이,
팬질 했던 경험(이라 쓰고 인풋이라 말한다)이 고스란히 밑바탕이 될 수 있다면....한번쯤 도전해도 좋지 않을까?
물론 덕질을 하지 않았다 해서 못하는 건 아니다.
우린 이미 학교수업으로 영어는 오랫동안 몸에 익히고 살았으니 기본적 인풋은 장착되어 있는 상태다.
둘째, 밑져야 본전, 모 아니면 도!
지금 하는 일이 이미 궤도에 오르고 정점을 찍을 단계라면 굳이 권하고 싶지 않지만 정점에서 내려오거나 난 이 길이 아닌거 같아를 외친다면, 최소 1년은 버틸 생각으로 시작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빠르게 가거나 느리게 갈 순 있지만 목표는 하나니 그 시간을 투자해도 나쁘진 않을거라 믿는다.
셋째, 다른 능력이 요구되는 건 아니다. 어디든 무슨 일이든 그런 능력은 골고루 필요하다.
번역가를 선택한 이상 언어에 대한 지식은 필수지만, 자신이 가진 성실함과 책임감 꼼꼼한과 약속에 관한 개념은 특별한 게 아니라고 본다. 다른 일을 하더라도 저정도는 기본으로 깔아야 내 자신의 가치도 오르는 게 당연하니까.
책을 다 읽은 지금, 선택은 두 가지다.
하느냐 마느냐.
책의 차례에서 말해주듯 내가 궁금한 산업 번역 나아가 번역가의 실생활은 읽기 편한 편지 형식으로 나열되어 일기로 마무리가 되기에 솔직히 내 미래 일기를 써놓은 기분이었다.
여러분도 결정할 때다.
나처럼 다급함에 길을 찾고자 집어들었을 수도 있고, 호기심과 궁금증 해소를 위해 접했을 수 있다.
누구나 시작해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면, 하나씩 가르쳐 주는 거 최소한 따라는 가봐도 손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