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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 - 여행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여행
양영은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동경하는 나라가 있는 사람이라면(혹은 만사 귀찮아서, 호기심에, 지루하기 짝이 없어서 등등... 어디든 훅!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생각 해봤을 한 지역에서 한달 살기.
10년 전만해도 내게 일본은 그런 동경의 나라였다.
비행기 탑승 경험이 제로였던 20대 후반까지도 일본은 쏟아져 나오는 여행책의 환상 그 자체였다.
처음엔 시코쿠의 오헨로 순례길을, 다음엔 도쿄 대학의 학생식당에서 밥먹기를, 거대한 관람차를 타보고 싶은 뭔가 하고만 싶은 곳. 허나 그런 일들은 오로지 머릿속에서의 시뮬레이션으로 만족했기에 직접 실행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내가 일본으로 내딛은 첫 여행은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7월! 팬질을 위한 3박4일 일정이었다.
자신에게 자신감을 주기위해 독학을 시작한 일본어 6개월 경력에 인터넷 로밍조차 모르고 떠난 타지 생활.
부딪치는 모든것이 난관이며 새로운 문화 충격이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마지막에 생각한 것은 언젠가는 일본에서 살아보리라...였다.
그렇게 시작한 일본행 여행은, 여행이 아닌 출장 개념의 횟수로 근 7~8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일본에서 살아보리라는 실행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한달 살기, 그것도 일본에서의 한달이 담긴 책제목은 내시선을 고정시키기 충분했다. 거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공동저자분들의 이름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어디에선가 들어 봤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거기서 거기고 여행이 아니라 일상이 되면 익숙함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맞는 이야기였다.
여러 저자분들의 이야기 중 모두 해피해피하게 끝나는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꿈에 부풀어 떠난 유학 생활에서 하나부터 시작해야하는 자취생활의 금전적 어려움에 일본이라는 다른 나라의 정서적 어려움으로 고민하는 이야기부터
그로 인해 교통비이며 식비를 아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읽으면서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것이야 말로 살아 본 사람만이 경험하는 '일상'이였으니까.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기는 메세지는 모두 비슷했다.
그래도 살아 보니 좋더라!고.
내가 가서 원하는 것을 하는 것도 '살아보는 것'이요, 원치 않는 일을 겪는 것도 '살아 보는 것'이기에 살아보고자 떠날 마음이 든다면 주저 말고 떠나되 후회는 말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