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보면 작가의 아버지가 상당한 애연, 애주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속담 인류학]에 나온 얘기 중에, 요네하라 마리가 아버지에게 건강 생각해서 담배 좀 끊으라고 했더니 자기는 머리가 너무 좋아서 힘들다며, 주변과 장단을 맞추려면 담배를 피워서 뇌세포 움직임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어이없는 핑계를 댑니다. 아버지는 또 술도 적당히 마시라는 말에 대해서 알코올 때문에 파괴되는 건 가장 약하고 느린 뇌세포라며, 매일 술을 마셔야 머리가 좋아진다고 변명합니다. 아까는 머리가 너무 좋아서 힘들다고 하지 않았냐고 요네하라 마리가 묻자, 아버지가 말합니다. ˝그러니까 그걸 담배로 조절하는 거잖아.˝
작가의 유머감각은 아버지를 닮은 게 분명합니다. 그런 아버지 덕분에? 독설이 증가했는지도 모르겠네요. 20년 동안 7권이 아니라, 20년 동안 하루 평균 7권의 책을 읽었다니 요네하라 마리의 해박함을 따라잡을 엄두가 안나네요. 제 책읽기 속도로는 대충 계산해도 400년은 넘게 걸릴 테니, 뇌세포가 빨라지게 매일 술이라도 마셔야 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