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슈웨거의 '타이밍의 마법사들'은 그런 생각에 경종을 울린다. 그가 인터뷰하는 대상은 대부분 트레이더들이다. 그런데 '돈'에 집착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었다. 오히려 매매 절차나 자금관리 같은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판단기준이었다.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핵심이고 돈은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나름대로 돈을 벌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55명씩이나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면 거기에 뭔가 중요한 통찰이 있다고 봐야 한다. 워런 버핏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반박하면서 쓴 '그레이엄-도드 마을의 위대한 투자자들'도 대부분의 논거는 "나랑 내 주변은 모두 시장수익률을 넘었는데 그러면 가치투자에 뭔가가 있다고 봐야 하는거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논리학적으로 따지면 굉장히 빈약한 근거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다. 그런 이야기를 트레이딩의 고수들도 똑같이 한다는 점은 꽤나 흥미롭다.
가치투자로 성과를 낸 사람들은 트레이딩을 심각하게 폄하한다. 특히나 몇몇 유명 인사들이 가치투자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그들 중 몇몇은 지금은 법으로 금지된 내부자거래를 이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나, 당대에 그 사실을 공유한 사람이 아니면 신규 진입자들은 그 사실을 알 도리가 없다) 다른 분야를 전혀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위험한 발언을 일삼기도 한다. 짐 로저스의 발언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짐 로저스 "기술적 분석가가 부자인 경우를 본 적이 없어요. 물론 기술적 분석을 팔아서 큰돈을 버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마티 슈워츠 "'기술적 분석가가 부자인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우스워요. 대단한 사람들이죠! 정말 오만하고 터무니없어요. 저는 9년 동안 기본적 분석을 활용했지만 부자가 된 건 기술적 분석 덕분입니다." (짐 로저스의 코멘트를 언급하기 전에 나온 발언이다)
누가 옳을까? 정답은 없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본적 분석을 중심으로 한 가치투자자여도 트레이딩 기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은 들인 노력에 비해 수익률이 꽤 낮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종합격투기 선수처럼 그때마다 유리한 전략을 찾아서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