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리 멍멍타로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강아지와 사람의 마음을 서로 이해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특별한 능력이 신기하게 느껴졌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특별한 능력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남달리와 송제인이 레오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건을 겪고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자신의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판단하기보다는 직접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사정이나 감정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또 강아지를 단순히 사람이 키우는 동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존재일수록 당연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가족, 친구, 반려동물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잘 담아낸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이야기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읽고 나서 생각해 볼 만한 내용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알 수 없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좋아했던 나에게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색다른 몰입을 선사했다. 소설 속에서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해 내던 작가의 문체는, 시라는 정제된 틀 속에서 더욱 투명하고 서늘하게 빛나고 있었다.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강렬한 주제는 언어와 상처였다. 작가는 언어가 침묵을 찢고 나오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존재의 고통을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불완전한 그릇임을 서늘하게 고백한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나 비극 앞에서 언어는 종종 무력해지지만, 한강은 그 텅 빈 공간과 침묵을 조용히 지켜보며 시로 풀어낸다.특히 어둠과 저녁이라는 시간적·공간적 배경이 인상적이었다. 제목에서 말하는 서랍은 침묵과 기억이 은밀히 저장되는 공간이고, 그 안에 넣어둔 저녁은 하루의 소란함이 가라앉고 스스로의 고독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우리는 누구나 말로 꺼내지 못한 슬픔과 아픔을 마음속 깊은 서랍에 감춰둔 채 살아가곤 한다. 작가는 그 묵혀둔 어둠을 억지로 밝은 빛으로 끄집어내려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만져주며 곁을 지켜준다.시집을 읽는 내내 시인의 문장들은 묵직한 조용함으로 다가왔다. 쓸쓸하고 다소 피투성이 같은 상처의 이미지들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결코 자극적이거나 절망적이지 않다. 오히려 고통을 마주하는 시인의 투명하고 진실한 태도 덕분에 이상한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내 안에 감춰둔 슬픔 역시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이 고독을 통과해야만 타인의 아픔에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서둘러 위로를 건네거나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대신 깊은 침묵 속에서 우리의 아픔을 가만히 응시해 준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견디고 있거나, 언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마음의 무게를 느낄 때 꺼내 읽고 싶은 아름답고 다정한 시집이다.
최은영 작가의 첫 산문집 [백지 앞에서]는 [쇼코의 미소], [밝은 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들로 사랑받아 온 작가가 텅 빈 종이를 마주하며 담아낸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록입니다.소설 속 인물들의 뒤에 가려져 있던 작가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비로소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글이 써지지 않아 마주했던 막막함과 불안,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펜을 들고 문장을 이어 나가게 했던 삶과 글쓰기에 대한 고요한 열정이 책 전반에 나지막하게 흐릅니다. 거짓 없이, 감춤 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작가의 용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깊은 위로와 공감을 느끼게 합니다.특히 이 책은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진솔한 고백으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작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글 쓰는 이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뇌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최은영 작가 특유의 다정하고 세심한 문장으로 결정화되어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립니다.소설을 통해 그녀의 따뜻한 시선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그 다정함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거창한 삶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백지라는 불안 앞에서도 기꺼이 용기를 내어 한 걸음을 내딛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책입니다.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나만의 ‘백지’를 마주할 온기 어린 힘이 필요한 모든 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다른 사람을 명확하게 파악하는것은 힘든 일입니다. 내가 다른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면을 쓰고 사회 생활을 하는것 처럼, 다른이들 또한 어느정도는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가 내가 평소에 마주치는 사람들이 진짜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맞는건가라는, 남들에게 다소 엉뚱하게도 들릴수도 있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이 소설이야말로 그 의구심들을 토대로 쓰여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른이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리고 결국은 그 사람에게 속게되는... 친밀한데 이방인이라는 역설적인 단어들이 뭉친 소설의 제목처럼 한 매혹적인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입니다.세상의 다양한 인간상중에서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서 평생을 일궈낸 모든것을 도둑질하는 사기꾼이야 말로 가장 형편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멘탈을 뒤흔들어 사기를 치고는 원래 없었다는듯이 사라진 사기꾼들. 물리적으로 피해 입은것보단 신뢰와 마음의 상처탓에 고통을 입는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나'가 별로 좋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나'에 대한 서사들은 '나'가 이래서 이러한 길을 걸었구나라기보단 그저 이 서사들도 '나'의 변명거리 밖에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온갖 거짓말로 무장된 '나'가 더 쉽고 편하게 살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 이어가는것도 그 증명이라고 생각됩니다.이 소설의 결말 부분의 반전도 놀라웠던 부분입니다. 소설의 끝을 보게 되면 그 속에서 우리들의 모습도 약간은 볼수있었던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소설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봤지만 원작을 더 재밌게 봤습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자극적인 요소와 원작과 좀 다른 설정이 있는데 소설부분이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친밀한 이방인은 생각할거리를 주는 기억에 남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