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건 작가의 장편소설 <급류>는 제목 그대로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거센 물살에 휘말린 청춘의 상실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읽는 내내 독자를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는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이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감정은 압도적인 상실감과 그 후의 생존 의지입니다. 주인공 도담과 해솔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고 삶이 뒤바뀌는 과정은, 마치 거센 물살이 인물들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감각적이고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한 편의 격렬한 청춘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특히 작가는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에 집중하며,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는 동시에 얼마나 큰 상처와 위험을 줄 수 있는지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이들의 서툴고 불안정한 사랑은 우리에게 사랑은 단순히 빠지는 것이 아니라, 거친 물살 속에서 헤엄쳐 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고통스럽고 용감한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근원적인 질문과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결국 <급류>는 자극적인 소재와 날것의 감정 속에서도,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갇힌 인물들이 서로를 통해 상실을 인정하고 비극적인 현실을 외면하지 않은 채 스스로의 삶을 확장해 나가는 고투를 담아냅니다. 이처럼 고통스러운 회복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방식은, 독자들에게 삶의 불행 앞에서 어떤 태도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강렬한 자극과 묵직한 위로를 동시에 건네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