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자리> 0에서 시작해서 0.9를 지나 1이 될 수 있을까?1이 되고 나면 모든 것이 충족된 삶이 되는 걸까? 갑자기 백수가 되어 '생'의 자리를 박탈당한 위기감에 플라워 약국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나'.유령이 되어버린 사람들.실패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하고 싶은 일, 되고 싶은 것이 빠진 오직 '생'의 자리를 위해, 살아내기 위해 일하는 유령들.그런데 왜 남이 유령이라고 규정짓게 내버려두는 거지? 약의 힘으로 버텨내는 사람들까지...1이 되지 못한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그전의 버둥거리던 삶의 시간으로 0이 아닌 0.1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새로운 시작과 배움과 만남으로 다시 채워나가면 되는 거니까. 암울할 것만 같던 인생에 관계를 선택하고 맺으며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도 한다. 플라워 약국을 배경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병원갔다 꼭 들려야하는 곳으로만 생각했지누군가에겐 일터였다는 점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뭐든 노동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세계. '영의 자리'맨앞에 붙을 수는 없지만 그외에 어디든 올 수 있는 0! 영의 자리는 무궁무진하다.잠시 0의 자리에서 유령이 되어도 무겁게 쳐지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계속 찾아가보길. 생각보다 묵직하게 한방을 주는 책이다.덮고 나서 계속 생각의 꼬리를 물어 여운을 깊게 남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