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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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다가 신문기자였다가 지금은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이다. 책을 두 권이나 낸 작가이기도 하다. 거리가 필요해서, 고통에 지지 않으려고,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작게 실패하기 위해,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고독의 즐거움을 알기 위해, 잊지 않으려고 쓴다. 작가님은 쓰는 것에 이유를 달아 이야기를 꺼내셨지만, 사실 이건 그냥 제목에 불과하다는 걸 안다. 아이들이 짜증 난다는 말을 할 때 그 속에 숨은 감정을 찾아봤던 것, 오은영 박사와 강형욱 훈련사를 보며 포기하지 않고 글쓰기를 다짐한 것, 냄비밥을 어떻게 지어야 하나 고민하며 요리에 재능 없음을 말했던 것, 아침에 일어난 직후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부분에 나온 '피 땀 눈물'을 보고 혹시 아미가 아닌가 했다) 등에 관해 쓴 글을 읽고 있자니 작가님은 누구보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2018)'에는 '네가 없이 웃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 힘든 시간 날 지켜준 사람, 이제는 내가 그댈 지킬 테니.'라는 가사가 나온다. 작가님은 모든 날, 모든 순간 썼다. 이렇게나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글을 풀어낸 결과 글에게 위로받았고, 편집자 겸 작가로 글과 책을 지키는 사람이 되었다.

작가님의 글은 웃프다. 일상과 맞닿아있는 글이라 그런지 작가님을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언젠가 작가님을 만나면 "작가님 너무 읽었어요. 멋져요!"라고 같다. 그러면 작가님은 소곤소곤 " 그렇게 멋진 사람 아니에요. 오는 쫄딱 맞는 꿈인 그냥 사람이에요."라고 속삭여줄 것만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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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자답 나의 1년 2021-2022
홍성향 지음 / 인디고(글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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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2020-2021. 어딘가에 묻힌 듯 사라져버린 2년을 두고 무슨 대답을 적을 수 있을지 막막한 기분이었다. '나의 1년을 마주하는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께'라는 제목의 QR 코드를 찍었다.

 

"우리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뱉게 되는 말이 있어요.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어. 뭐 하느라 이렇게 바빴는지 모르겠어. 이 '모르겠어'라는 말. 만약 이 말을 우리의 삶의 끝자락에서도 '내 인생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어'라고 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우리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오늘, 이 시간, 이 삶에 대해 모르겠다고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조금은 알겠다로, '적어도 내가 뭘 하며 사는지 알고 있어.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어.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 사람인지 조금은 알겠어.'라고 말할 수 있도록."

 

홍성향 라이프 코치님의 따뜻한 목소리에 막막한 기분은 편안함으로 바뀌고 있었다.



올해의 처음을 떠올려보면서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적어봤다. 매년 바다를 보던 것과 달리 올해는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었다. 가족들과 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한 부분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내년에는 조금 더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은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 장소, 책, 노래, 드라마를 만날 때마다 메모를 남겼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찬차니) 알아가고자 만들었던 블로그에도 '글자 모으기'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남기고 있다.


올해 유난히 내 마음 표현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미안하고, 편안하고 불편한 등 다양한 감정들을 나눴다. 그래서 저 질문을 만났을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쉽게 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200개에 가까운 감정 단어 목록을 보고 헉 했다.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많은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았다니.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하나하나 보다 보니 마음이 들떴다.

 

"올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감정"은 "안정감"이다. 사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안정감이 있었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고 주변에서도 전과 달리 안정감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조금 더 자란 것 같달까? 발달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거라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성장했으니 내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나의 내년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라는 질문에는 코치님의 TIP처럼 '에이, 내 인생에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리 없지' 같은 부정적인 마음은 내려놓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적어봤다. 실제로 될지는 확답할 수 없지만 내년 이맘때 이 책을 다시 꺼내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2022년을 기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터무니없을지언정 적는 것과 적지 않는 것엔 큰 차이가 있으리라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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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6
규영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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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너를 오래도록 미워하고 저주하리라. 너의 자손도 널 닮아 꿈을 잘 꿀지언정 내 저주를 피해가진 못할 게야."

어두운 밤 누군가의 머리맡에 내려앉은 끔찍한 저주의 말이다. 이 저주의 끝에 '옥토'가 있다.


보다 완벽하고 안전한 현생을 살고자 하는 이들이 꿈을 사기 위해 찾는 평창동 꿈집을 배경으로 한 한국형 판타지 소설로, 서점에 책이 들어가기도 전에 드라마 제작을 확정 지었다고 한다. 이거 가만 보니 작가님 어디 가서 꿈 사 오신 거 아닌가? 대길몽이 찍힌 꿈을 어디선가 구해온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간이 순삭 되는 경험을 하게 되다니. 앉아서 누워서 뚝딱 읽었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로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산몽가들은 실제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태몽에서 따온 예명을 부른다. 나비, 개미, 고양이 그리고 옥토.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옥토'는 옥황상제가 총애하는 옥토끼의 태몽을 받고 태어난 데서 따온 예명이다. 옥토는 앞니가 크고 풍성한 머리칼을 가진 평범한 떡집 딸이다. 부모님의 떡집을 물려받을 생각으로 열심이었기에 자신의 인생에 스페셜 한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나도 몰랐다. 꿈을 기억하기 위해 메모를 하게 될 줄은.

아침에 잠에서 깨면 어렴풋하게 꿈이 떠오른다. 그러다 몇 분 내로 사그라진다. 옥토처럼 생생한 꿈은 아니지만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고 몇 문장 적어봤다. 고실장같은 해몽가가 없기에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른다. 중요한 건 그만큼 책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낮에 쓸 수도 있지만 굳이 이 서평을 쓰는 이유는 창밖의 달이 너무 동그랗고 예뻐서이다. 달이 오른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쓰고 자면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밤마다 몸은 침대에 뉘어도 마음은 둘 곳이 없어 쉬이 잠들기 어려운 이들에게(본문 p.12)' 바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서평도 밤잠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바친다.


오늘 밤 이 밤. 우리 모두의 꿈에 옥토의 꿈이 찾아오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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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도 운빨도 보통입니다만 - 컴퓨터 가게 사장이자 유튜버의 좌충우돌 성공기
허수아비 지음 / 비즈니스맵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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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컴퓨터 가게 사장이자 유튜버인 '허수아비' 님의 두 번째 책이다. 『1부 자영업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2부 유튜브라는 또 다른 기회, 3부 성공으로 가는 길고 험난한 길』로 이어지는 작가님의 삶을 알 수 있었다. '나의 실패했고, 버텨냈고, 성공했던 경험과 그 방법'을 그때의 나처럼 새롭게 도전하는 그대들에게 먼저 그 경로를 걸어본 선배의 마음으로 알려주고자 한다(p. 12)고 한 따뜻하고 든든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잘 된 일보다는 실패한 일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에 참 솔직하다 생각했다. 컴퓨터 구매에 대해 묻는 손님에게 뭣도 모르고 친절하게 견적서를 써줬다가 연락이 끊겼다고 하신 일이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화기 너머 얼굴 모를 그분께서 이런저런 방법을 묻길래 내가 아는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드렸다. 방문해서 상담을 더 진행하겠다고 하며 연락처를 남기셨는데 그날 이후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주변 선생님들께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며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도 안타까워하며 "궁금한 게 다 풀려서 안 오시는 거예요. 방문하시면 그때 이야기해드려도 돼요."라고 하셨다. 허수아비 님 책이 그때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허수아비 님은 자영업이라는 바다에서 버티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다. 과감하게 출장을 접고 내방 손님에 집중하기로 , 일요일에는 쉬기로 , 직원에게 함부로 하는 손님은 받지 않는 등이 그러하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며 성실한 매일을 보냈다.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허수아비 님은 앞으로 나아가는 분이셨다. 업로드하는 방법도 몰랐던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며 촬영을 시작했다. '모든 어려움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만이 유튜버로서 오래 살아남을 있고 발전하는 (p. 186)'이라고 하며 지금도 묵묵히 영상을 업로드하신다. 현재 구독자 수는 포함 44.1 명이다. 컴퓨터 수리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는 모습에 신뢰감 무한 상승이다. 본인이 있는 것과 불가한 것을 짚어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진 분이다. (, 이런 바로 전문성!) 앞으로 번창하시길 바라며 선한 마음과 전문성을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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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 대한 두근거리는 예언
류잉 지음, 이지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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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연애도 잘 풀리지 않아 우울한 열일곱 여름을 보내던 야오커쉰. 사고로 의식을 잃게 되면서 1년 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너무도 생생한 기억에 쉽게 무시도 못 하겠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의 마지막 기억대로 이루어질까 봐 무섭다. 이건 예지몽...? 야오커쉰은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


<너에 대한 두근거리는 예언>은 대만 온라인 창작 플랫폼 POPO 오리지널 네트에서 연재된 로맨스 소설이다. 대만하면 첫사랑 로맨스 영화-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청설, 나의 소녀시대 등-를 참 잘 한다 싶은 이미지 때문에 이 소설도 얼마나 달달할지 기대됐다.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데다 타임슬립이나 타임워프 같은 장르를 좋아해서 4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이었지만 금방 읽었다. 로맨스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다 읽고 아쉬웠던 게 있다면 그건 바이상환과 야오커쉰의 설렘 모멘트를 볼 수 없다는 게 아닐까. 세상 설레는 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툭 흘리는 바이상환. 다른 여자들은 귀찮아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 속 남주. 현실에 없을 것 같지만 또 어딘가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이 소설에 더 몰입됐나 보다. 너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설레는.


기억에 남는 인물은 황샹링. 우등반에서도, 보통반에서도 그저 그랬던 샹링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소설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이다. 처음 봤던 샹링은 현재 있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주변을 경계하는 예민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랬던 샹링이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와 행복을 느꼈다.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도 괜찮다'라고 속삭여주는 작가님의 메시지 같기도 하다. 주인공들의 시선에서 , 주변 인물들의 시선에서 읽으면 훨씬 재밌는 예언을 남기며 이만 총총.




본 서평은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그렇게 선택했으니까."
"무슨 선택?"
"널 좋아하겠다는 선택." - P67

내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좋아한다‘는 것은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감정이구나.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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