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사람이다.
평생을 그렇게 하려고 애써왔다. 좋은 자식. 좋은 형제. 좋은 아내. 좋은 부모. 좋은 이웃. 그리고 오래전엔 좋은 선생님.
정말 힘들었겠구나.
나는 공감하는 사람.
최선을 다했으면 됐다.
나는 응원하는 사람.
다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나는 헤아리는 사람.
아니. 어쩌면 겁을 먹은 사람.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 뛰어들려고 하지 않는 사람. 깊이 빠지려 하지 않는 사람. 나는 입은 옷을, 내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는 사람. 나는 경계에 서 있는 사람. 듣기 좋은 말과 보기 좋은 표정을 하고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뒷걸음질 치는 사람. 여전히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걸까? 그러나 지금 딸애에게 어떻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를 대변하는 글 같아서 본문 적어보았다. 주변 사람들에겐 늘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길 바랬다. 하지만 그저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모든 불편한 상황들을 넘기며 후회했다. 어릴 땐 몰라서 그랬는데 이젠 또 잃어버릴 것들이 겁이 나 피한다. 참 바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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