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발을 들인 곳에서, 나보다 더 재능있는 누군가를 만나고, 누가봐도 “천재”인 사람들을 마주하고도 살아남는 것. 뭐든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깨지고, 나는 천재일거라는 착각에서 빠져나오는 일. 아무 이유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무작정 믿고 달려온 시간들이 지나고 남는 건 버팀 혹은 탈출이다. 이 책은 오랜 시간 큰 히트곡 없는 작곡가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한번이라도 예술에 손짓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성공할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 먼저 성공을 향해 가는 주변인에 대한 동경과 그 밑에 남은 쓸쓸함 혹은 질투. 이 길을 계속 가야할지 현실을 따라야할지에 대한 고민. 작은 희망을 품고 내일의 빛을 기대하는 마음. 20대 초, 코로나 이전까지 공연계에 있던 나는 이 감정이 너무 익숙했다. 이무진의 <뱁새> 라는 곡에는-----그까짓 좌절이 대수냐며 귀에 대고 끝까지 해 보긴 했냬 제대로해봤지 모진 이들아 수 없이 해 봐도 안 되는 사람이 있기도 해 때론 때론자 이제 하나둘 떠나간 다음 나는 너무도 까마득한 어두운 밤하늘아래 아무 말 없는 채로혼자가 될 걸 알고도모든 걸 놓아보려 해-----가사가 있다. 그리고 나는 떠나간 하나둘에 포함된 사람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너무도 잘난 천재들 사이에서 버티기엔 현실이 무서웠다. 저자는 버텼다. 히트곡이 없어도, 자신이 만든 음악이 제 주인을 찾지 못해도. 대단한 히트곡 하나 내고 사라지는 사람이나, 천재라는 타이틀 하나로 마땅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보다 제 자리를 묵묵히 지켜나가며 사랑하는 일을 하는 이가 진짜 천재가 아닐까. 그러니까 저자도 천재인거다. 세상엔 뭔 놈의 천재들이 이렇게 많은걸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삶을 지탱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담담한 인사로 에세이는 마무리된다. 부럽다. *레미 ( @reminin_books )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 필름출판사( @feelmbook )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세상에뭔놈의천재들이이렇게많은거야 #조현경 #필름출판사 #꿀단지 #에세이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