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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아이는 처음이라 -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하는 예민 아이 육아법
강진경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3년 7월
평점 :
이 책을 읽는동안 코가 시린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작가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이 되어 어떤 부분은 수십장을 한번에 읽어내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읽는 문장마다 올라오는 감정이 격해지고 눈물이 나올거 같아서 한 페이지를 한 순간에 읽어내는게 쉽지 않아
내 나름 마음이 정리되는 시간동안은 책을 멀리하기도 했다.
지난 10여년간의 순간이 떠오르며 반성, 후회, 이해, 안도 등 다양한 감정을 스스로 마음속에서 정리해내는 시간이었던거 같다.
혼돈의 세월들이 머릿속을 스쳐
'아! 나는 그간 왜 일반 육아서만 찾아보고, 나를 그토록 부족하고 못난 엄마라 여겨 왔을까.'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나는 행운아!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지난날의 나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시간이었다.
아직도 예민한 아이의 엄마의 육아는 진행중이다. 특히 학교에서의 여러 생활 속에서 등장하는 친구와의 관계나 문제 상황은 아직도 산 넘어 산이다. 풀어가야할 것들이 많지만 괜찮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희망이 생긴다.
예민함이 특별함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사실, 저는 제 아이가 특별하거나 뛰어나지 않아도
그냥 그 날카로운 울음만 들리지 않아도 살 것 같았습니다.
아이의 눈웃음은 나를 천국에 와 있는 듯 행복하게 만들었고,
아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 아이가 울상지은 표정은 마치 내가 지옥에 와 있는 듯
내 마음과 몸을 콕콕 찌르고 나를 괴롭게 했어요.
그 괴로움은 그 아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부족하고 잘못해서 아이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그 울음 소리가 무언가를 나에게 표현하기 위한 것임을 알기에
도망갈 수도 없고, 못 들은척 할 수도 없었지요.
이것저것 해봐도 멈추지 않는 울음 앞에서 도와줄 수 없는 내 마음만 찢어지는 상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밤은 낮보다 더욱 힘들었습니다.
내 아이의 욕구도 제대로 알아채지 못하는 내가 참 부족하고
아이에게 한 없이 미안하고,
못난 엄마의 모습을 가진 답답했지요.
친척들과 함께 잠을 자거나, 시댁이나 친정 가족들과 함께 잠을 잘때면
새벽에 몇 번을 날카로운 울음으로 깨서
어떤 수를 써도 멈추지 않는 그 순간순간.. 다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와 아이를 문제아처럼 바라보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다른 애들은 보통 이 맘 때쯤이면 ~~이런데, 너희 아이는 왜 그러냐?'
'우리 아이는 ~~~ 이런데, 상담 받아봐!'
그 말을 듣고 제일 힘들었던 것은
제가 아이를 삐딱한 시선으로 대할까 싶은 걱정이었습니다.
나름 내 자신이 마음먹은 길로 잘 가는 편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그런 상처가 되는 말들은
육아의 중심을 잡고자 하는 저를 마구마구 흔들었습니다.
다시 또 나를 되잡고, 되잡는 상황이
아이를 처음 만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작가처럼 저 또한 아이가 8살까지는 '육퇴'의 즐거움은 느끼지도 못했어요.
잠에 예민한 아이를 재우려고 하면 몇시간이나 걸려서,,
남편이나 저는 결국 아이보다 먼저 잠들기 일쑤였고,
언제 잠든지도 몰랐다가 다시 새벽에 아이의 울음소리에 깨서 비몽사몽인 상태로
다시 아이에게 젖을 물리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환경을 바꾸어 달래주거나
울음소리를 잦아들게 하기 위해, 다시 아이를 재우기 위해 노력하다가
또 잠이 들곤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지나고는 아이의 잠자는 습관도 많이 나아지고,
대화가 되니 아이의 마음을 100% 이해하지는 못해도 알아가기가 예전보다는 수월해졌습니다.
둘째 아이를 키우지 않았더라면
첫째 아이의 울음 앞에서 '내가 부족하다.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지워버리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첫째 아이가 조금 더 다른 감각을 가졌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졌고,
어려운 첫째를 더 알아가기 위해
둔한 엄마의 노력은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을 그 때 봤더라면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끝없이 들어요.
지금 읽어도 너무 도움이 되고 위안이 되는 문장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의 말 하나하나 공감되고 이해가 되어
한 책을 읽어내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고,
이 책이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하기에 왠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다는 것도 조심스럽고 생각이 많아지곤 하였습니다.
우선 1장에서는 '예민한 아이'에 대한 여러 학자의 정의를 풀어놓고,
2장 이론과 학자에 따른 '예민한 아이'에 대한 척도도 제시합니다.
이런 이론적인 내용이 과연 필요할까? 싶었는데
읽어보니 '예민한 내 아이'를 더욱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예민한게 부정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저의 선입견이었습니다.
<아론 박사가 제시한 민감한 아이 진단 체크리스트>도 해보며, 첫째가 민감한게 맞았구나. 확신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을 내가 아는데,
또 새로운 경험을 해내는 과정중에 꼭 어려움이 있었어요.
저는 이런 아이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첫째는 '자극추구'와 '위험회피'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모습이 나타났던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아이가 이런 성향을 가진 것을 알았으니,
주변 사람들의 어떠한 말로도 흔들리지 않고
내가 보는 만큼 내가 믿는 만큼의 '민감한 내 아이'를 위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안정시켜주고
새로운 자극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하고 기다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3장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섯가지 육아 비법' 또한 저에게 하나하나 귀한 페이지 귀한 문장이었습니다.
과거의 아이와 나는 이해되지 않았던 그 상황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아이의 마음과 감각을 이해하고, 앞으로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예전보다는 더욱 아이에게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언젠가 아이의 예민함이 특별함으로 빛날 날이 올거예요"
계속 읽었던 문장인거 같은데,
또 에필로그의 타이틀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도 감각이 예민한 아이의 초등학교 생활 속에서
여자이고 둔한 엄마는 남자이고 민감한 아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많은 대화를 통해 아이를 알아가려고 하지만
아직도 상처를 주고, 아이는 상처를 받고 울고 저에게 표현합니다.
그래도 이런 대화와 이런 시간을 겪어가며
서로를 더 알아가고 서로에게 더 의지하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이 아주 소중합니다.
아이가 요즘 저와 대화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고 얘기해줍니다.
정말 감동입니다.
이 책을 통해 민감한 아들만 더 이해하는 기회가 된 것이 아니라,
내 남편 또한 민감한 한 아이 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그를 '남의 편'이 아니라
그에게 한걸음 또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금 더 민감하지만
앞으로 더욱 특별함을 뽐내줄 그 아이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강진경 작가님 이런 귀한 책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치맘 카페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진심으로 공감하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