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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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책머리에서도 말 했듯이 철학자가 정치적 이야기를 하면 뭇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연예인이라든지 이른바 정치가가 아닌 사람이 정치에 관해서 한 마디라도 하면 정말 시끌시끌하다. 그 말이 타당한지 아닌 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 말을 한 당사자의 자격만 본다. 저자가 누누이 말하는 시선의 높이가 그 정도인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전문분야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철학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학문인데 정치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말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고대 철학자들의 철학이 정치를 기반으로 확립되었다는 말에 금방 수긍하게 된다. 플라톤, 공자, 다산 까지 모두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저자 역시 철학자로써의 시선으로 대한민국이 민주화를 넘어서 선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 극과 극을 달리는 두 당 사이에서 국민조차 별 생각 없이 이 당, 아니면 저 당을 지지하고 있는 형세다. 자신의 기준점이 있다면 문제를 삼을 일도 아니지만 과연 타당한 논리와 지론을 앞세운 지지인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한 곰곰이 생각하는자세가 필요하다. 이 쪽이 싫으니 저 쪽을 밀어주자 라는 안일하고 가벼운 생각이 정치를 위험에 빠지게 한다. 책은 국가의 정의와 정치의 위험성, 민주화의 다음단계, 국민개인의 성장을 소분류해서 전개하고 있는데 특히 정치의 위험이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도 관심이 안 갈래야 안 갈수 없는 현 시국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국가의 위상이 중요한 때이다. 그 위상이 나를 위험에서 보호해주고 자부심을 느끼게도 해준다. 그로인해 듣기 좋은 말, 안심시켜주는 말이 더 귀에 잘 들어온다. 여기에 정치의 진정한 위험이 있다. 허울 좋은 말만 앞세우고 말한 대로 되지 않아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말한 대로 해야 한다. 그 말에 대해서 구차하게 변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저자가 정치가 잘 되려면 말이 사실에 맞아야지 어긋나면 안 된다는 뜻의 공자의 정명론을 강조한 이유다. 내로남불 이라는 말이 정치와 밀접한 단어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정치계에서는 서로를 겨누는 말로 연신 남발하고 있다.

염치를 알고 기본을 아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거기에 경청하는 자세까지 갖춘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고. 혁명도 그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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