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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 - 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져야 할 질문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7월
평점 :

새롭게 지어진 업체의 회사 건물을 방문한 적이 있다. 화장실 소변기에는 가전제품처럼 등급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1등급 소변기였다.
‘왠 소변기에도 등급이?’ 궁금하긴 했지만 굳이 알아보지는 않았는데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을 읽으면서 변기에도 물의 사용량에 따른 등급을 표시해야 하며 절수형 변기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수세식변기가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수도가 끊겼을 때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이 식수가 아닌 변기사용이다. 하지만 변기를 한번 사용하는데 10리터 이상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처리하기 위한 부대시설도 필요하다.
없어서는 안될 이런 화장실이 한편으로는 사회 불평등의 한 모습으로 대변된다. 급성방광염으로 진료를 받은 노동자 중 여성비율이 95%나 된다.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은 우리 주변에 있는 빠르고 편리한 것들에 대해 사회학적으로 또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미 깊숙이 생활 속에 파고든 CCTV나 스마트폰, 플랫폼 노동 등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시킨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고 하지만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들 그리고 감추고 싶은 치부에 대한 계면쩍인 부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마 이 글을 읽은 사람은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며 답답해할 거다. 그 답답함도 에어컨의 맥락에 담자는 것이다. 에어컨을 파괴하자는 게 아니라, 순간적인 쾌적함이 주는 말초적 감각에 경도되어 ‘위대한 발명품’이란 표현만 남발할 때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던져야 할 책임 있는 질문이 사라지는 걸 경계하자는 거다.”
[본문 “Chapter 11 나는 시원해지고, 우리는 뜨거워지다” 중에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은 무심코 사용하는 사회과학문명의 편리함속에 들어 있는 안일함, 이기주의, 욕망에 대해 되짚어 보자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한 백점짜리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에서 전화 기능 만 사용하라고 하면 나부터 금단 현상으로 식은땀을 흘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가.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에서도 나오는 예전부터 좋아했던 문구가 있다.
“검색 보다는 사색을...”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