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은 화면에서 흘러나온 빛을 은은하게 머금은 아름의 옆얼굴을 봤다. 참 사랑스러운 생물이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리가 가까워진 탓에, 그간 아름과 내내 붙어 일을 하는 동안 아름을 향해 모나 있었던 자신의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두서없이, 떠오르는 대로. 나는 왜 은연중에 아름이 좋은 가족과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것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름을 보면 항상 어느 부분이 구겨진 자신과 달리 말끔하게 펴진 사람인 것 같아서 자기도 모르게 심술궂게 굴 때가있었다. 아름도 그걸 알고 있을까. 내 안에 저런 구덩이가 있어서, 나도 구덩이인 척 자꾸 너를 헛디디게 한다는 걸 알까.
나는 그런 내가 싫은데, 아름은 그런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슬프고 달콤했다. 해든 자신이 가진 쓴맛이 아름이 가진 단맛에 중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잘봤어.
어땠어?
춥고, 위태롭고, 좀 슬펐어.
왜? 폐허라고 다 슬픈가?
글쎄. 내가 아직 초보라 그런지도 모르지. 그냥 해든이 그걸 찍으려고 가까이 서 있는 모습 있잖아. 그런 게 생각이 나네.
넌 참.
......
좋은 사람이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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