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죽음처럼 그의 한평생과 어울리지 않는 사건도 없었다. 오토의 부하들은 자결 소식을 듣고서 매우 슬퍼했다. 그들은 시신에 입을 맞추었다. 몇몇은 화장하는 장작불 주위에 모여 있다가 불길속으로 뛰어들어 타 죽었다. 패배한 군단들은 대부분 비텔리우스에게 사크라멘툼을 바쳤다. 그러나 승리를 거둔 황제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겉보기처럼 완벽한 승리가 아니었다. 오토가 내전의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토의 부하들이 무기를 내려놓는 광경은 비텔리우스의 영광에 기여한 것 못지않게 죽은 황제의 명예도 높여주었다. 오토는 후임 황제에게 치명적인 덫을 놓았던 것이다. 살아 있을 때에는 유약하고 이기적이고 방탕한 남자로 보였던 사람이, 기꺼이 죽음으로써 남자답고 애국적이고 진지한 인물로 평가되었다. 그를 황위에 올린 그 끔찍한 범죄도 막상 자결을 하고 나니 더 좋은 쪽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그가 갈바를 쓰러트린 것은 그 자신의 권력을 얻으려 한 것이 아니라, 로마 시민에게 자유를 주어 공화정을 회복하려는 뜻이었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나갔다." - P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