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할 일이 생긴다.

냥이를 위해 건배 ㅣ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9
에밀리 체니 네빌 지음, 최순희 옮김, 이형진 그림 / 열린어린이 / 2008년 10월

집안에 사람 아닌 다른 동물이 같이 살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먼저, 다툼이 일어난다. 그렇잖아도 서로의 생각이 아이와 어른은 새로운 동물의 출연으로 또 다른 다툼이 생긴다. 그 다음은 그 동물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은 새로운 이야기꺼리가 생긴다. 물론 '냥이를 위해 건배!'에서도 그렇다.

사람에게 동물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 집은 한 때 마당에서 닭과 개를 키워 보았고 아파트에 살 때는 베란다에서 토끼를, 그리고 지금은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성화로 이루어진 것이고 나도 물론 그 뒤치닥꺼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나 집에서 함께 사는  말못하는 동물은 끊임없이 자기를  보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갖고 있다. 또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꺼리는 또 어떤가, 똥을 쌌다느니, 밥을 안 먹었다느니, 손가락을 간지르며 핥았다느니 하는 무수하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작가 에밀리 체니 네빌은 '냥이'라는 고양이 덕분에 생겨난 새로운 만남과  '냥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까지의 사소하고 자잘한 이야기를  주인공 '데이비'를 통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데이비의 아버지가 참 매력적이다.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버지, 아들의 취미와 판단에 못마땅한 아버지. 그러나 아들의 말을 믿고 조용히 돕는 아버지. 그리고 '냥이'를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아버지. 참 멋지다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아이, 제인

모팻 가의 가운데 아이 ㅣ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7
엘레노어 에스테스 지음, 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 고정아 옮김 / 열린어린이 / 2008년 5월

이 책은 딱 한마디로 말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좀 딱 한마디로 표현해 낼 수 없다.

어리 버리 하고 호기심 많은 제인이 답답하기도 하면서, 귀엽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공감이 가기도 했다.

10살이 되자 제인은 자기만 자기를 부르는 호칭이 없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기 스스로 '모팻네 가운데 아이' 라고 말했다. 정말 특이

한 애다. 이런 제인을 보며 우리 학교 애들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과 모험심이 아주 많은 게 말이다.

이 책은 자기 어릴 때를 한 번 생각해 보면서 읽을 수 있고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서 읽을 수도 있다.

또, 지금 우리나라 10살 어린이와 비교할 수도 있다.

아직 어린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면서 살고 있

는지도 알 수 있다.

(제인은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11살 12살이라고 한다.)

또, 동생이라고 얕보지 않고 농구경기에 끼워주는 동네 언니들을 볼

수 있다. 아마 나와 내 친구는 어리다고 끼워주지 않을텐데 말이다.

                         

                                                                         남한산초등학교 6학년 고아라

내게 금지된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게 금지된 17가지 ㅣ 열린어린이 그림책 19
제니 오필 지음, 낸시 카펜터 그림, 홍연미 옮김 / 열린어린이 / 2007년 12월

작은 천막 안에는 언제는 아이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연탄불에 국자 하나 씩을 올려 놓고

설탕을 녹이고 있었다. 또 각설탕처럼 생긴 흰 달고나를 녹이며 젓가락을 빨아먹었다.

겨우 얻은 몇 십원으로 엄마 몰래 뽑기를 사 먹던 때.

아픈 동생을 위해  할머니가 항아리에 숨겨둔 과자를 몰래 훔쳐 먹던 때.

내게도 금지된 몇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 몇 가지를 하지 않고 내가 컸다면 내겐 추억이 없었겠지.

몰래 몰래 하고 싶은 것들, 그렇게 하면 안되지만 그렇게 되어도 좋은 것들, 

금지된 이유를 다 알고 있지만 하고 싶어서 못 견디는 일들.

'내게 금지된 17가지'는 마음 속의 금지된 것들이 위안을 받는 듯  시원하다.

너도 그러니?  나도 그랬어! 하는  공감이 책을 읽고 나서 속 시원하게 번진다.

꼭 책 속의 주인공처럼 똑같은 일은 아니지만, 내게는 다른 금지된 것들이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도 그 아이를 보고 그렇게 느끼겠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

그래, 정말 그래

틀려도 괜찮아 ㅣ 토토의 그림책
마키타 신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2006년 2월

그렇지, 정말 틀려도 괜찮지.

그런데 왜 그렇게 틀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틀리는 걸 부끄러워했고 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을까.  틀려도 된다는 걸 알지 못하고  어른이 되니, 사소하고 작은 일에도 남의 눈치를 보고 걱정을 하지. 누구나 틀릴 수 있고  다음부터는 그렇지 않으면 된다는 걸 마흔이 넘어서야 겨우 한숨 돌리며 인정하게 되었다니. 40년을 살아 온 내게  이 책이 큰 위안이 되니, 아이들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