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세상을 물들일 때 - 테마로 읽는 2010년대 우리 그림책
박선아 외 2명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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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어른들의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저기서 다양한 그림책 소개가 쏟아져나오고 그림책을 함께 읽고 공부하는 모임이 많다. 그림책은 대체적으로 그림이 주를 이루고 글은 짧아서 부담 없는 분량이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가볍고 재미있는 내용부터 깊고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것까지 무궁무진하다. ‘0세부터 100세까지 읽는 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읽는 연령과 사람, 인생의 경험치에 따라 이해하는 폭과 깊이도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책이다.

 

나는 그림책을 매우 좋아하는 엄마이자 교사로 책을 매우 자주 구입하는 편이다. 거기에 한몫하는 것이 책을 소개하는 형태의 에세이집이다. 읽고 나면 ? 나 이 책은 없는데. 사야겠다.” “? 이 책은 애들한테 읽어주면 좋아하겠는데! 사야지.” 하는 식이다. 책이 책을 부르고 책과 사람이 연결되는 순간을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림책 전성시대답게 어른들이 그림책을 읽고 쓴 에세이집도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다른 이들은 어떤 시선으로 그 책을 골랐을까, 나와 어떻게 다르게 읽어냈을까, 내가 읽고 느끼는 게 맞는 건가 하는 궁금증으로 꼼꼼히 읽는 편이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읽어내는 통찰을 보면 배움과 깨달음이 있어서 좋고, 비슷하게 느낀 글을 읽을 때는 또 반갑고 많이 위안을 얻어서 좋다.

 

최근에 읽은 <그림책이 세상을 물들일 때>는 애정을 가지고 오랜 기간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공부해온 박선아, 손미영, 조유정 세 사람이 함께 쓴 책이다. 해외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없고 2010년대에 나온 우리 그림책만을 실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자아’, ‘관계’, ‘우리 생태의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부록으로 실린 한국 그림책 100은 다양한 책을 찾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1990년 전후로 30년이라는 역사에도 우리 작가의 그림책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독자인 우리는 좋은 작품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안목도 높아졌다. 그림책 함께 읽는 모임이 늘어나고 학교에서도 아이들과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도 많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참 반가운 일이다.

 

좋은 그림책은 힘이 세서 이야기의 힘만으로도 우리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고 감동을 준다.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아 한 번씩 불쑥불쑥 다시 마음을 건드리기도 한다. 어린 시절 읽은 책은 그 책을 읽었을 때 함께 읽은 사람의 온기, 감정, 대화 등이 오감으로 남고 또 다른 시기는 그 시기와 상황에 맞게 그림책이 각자의 마음을 두드린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림책을 오랫동안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차분한 어조로 친절하지만 촘촘하게 그림책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총 30권의 그림책 이야기를 세 개의 테마로 나누어 분류했다. 각 권마다 그림책에 대해 풀어놓은 설명과 연결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빨리 그 책을 펼쳐서 옆에 놓고 보고 싶어진다. 이후에 제시되는 이럴 때 읽어주세요함께 보면 좋은 그림책은 너무나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 확장해서 다양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어떤 책은 함께 보면 좋은 영화까지도 큐레이션으로 안내하고 있어서 책과 영화를 연결해서 보는 넓은 스펙트럼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살짝 아쉬운 점은 속지나 내용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해당 장면이 없어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그 책을 읽어 보았거나 소장하고 있는 경우는 괜찮겠지만 접해보지 않은 책일 경우에는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을 것 같다. 해당 장면이 제시되어 있었다면 글을 읽으며 장면을 비교하거나 감상하며 훨씬 더 시각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마음이 건조해지고 탁해질 때나 위로받고 싶을 때, 내 마음을 보듬고 아름답게 물들여줄 그림책을 찾아 읽는다. 나처럼 그림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아지고 마음에 스며든 온기와 감성이 주변으로 퍼져나가 다른 사람들을 물들이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 작가들도 그림책을 통해 은은하지만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고 만나는 사람들이 연결되고 퍼져나가 세상을 그림책으로 물들이는 것을 소망하며 함께 이 책을 펴내지 않았을까.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우리나라 작가의 그림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좀 더 깊게 읽어내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읽고 나니 소장하고 싶은 책들이 여러 권이라 나는 어느새 손가락이 또 움찔움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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