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없는 아이 느리게 읽는 그림책 1
박밤 지음 / 이집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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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자에 묶여 있는 아이는 편견과 차별에 묶인 우리의 모습일지도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고백한다. 나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때가 있다. 겉모습이 그럴듯해 보이거나 치장을 잘한 사람에게 끌리기도 하고 좀 허름해 보인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속으로 무시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자신을 마주했을 때 참 속물스럽다고 느끼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신체적인 결함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을 대했을 때 나의 반응이 어떨지...... 혹시나 나도 모르게 주저함과 멈칫하는 몸짓, 순간적으로 드러나는 표정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선입견이라는 것도 우리를 흔들어댄다. 상대를 직접 겪어보았거나 만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들어버린 말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입 없는 아이>의 재인도 마찬가지다. 전학 간 날 재인은 학교에 오지 않은 자신의 옆자리 아이가 궁금해서 묻는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폴이 ‘입 없는 아이’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재인은 온갖 상상과 공포에 시달린다. 그 무의식의 걱정은 재인의 꿈속까지 찾아온다.

꿈 속에서 재인은 높은 성 꼭대기에서 의자에 묶인 여자 아이를 만난다. 그 앞에는 방이 4개 있다. 그 4개의 방 중에 그녀를 풀어줄 수 있는 보석 반지가 있다는 부탁을 받고 방을 하나하나 들어가 보게 된다.

파란 방에서는 눈이 없는 춤추는 사람에게 “괴물!”이라는 말로 상처를 주게 되고, 노란 방에서는 귀가 없는 사람에게 표정으로 상처를 준다. 빨간 방에서는 코 없는 사람에게 말과 표정을 조심했지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을 알아챈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세 사람을 모두 울게 한 재인은 너무나 괴로워한다. 그들이 상처받은 이유를 자세히 잘 들여다보기를.

마지막 초록 방에서는 입 없는 아이를 만난다. 그러나 그 아이가 잡아달라고 내민 손은 손가락이 7개다. 재인은 죽을 용기를 내어 그 아이의 손을 잡고서 방에서 함께 나간다. 그러나 분명히 네 개 방 어딘가중 탁자위에 분명히 있을거라고 했던 보석 반지는 모두 살펴보았어도 찾지 못했다.

재인은 의자에 묶인 여자 아이를 도와주지 못하는 걸까. 그 여자 아이는 의자에 몸이 묶인 채로 계속 있어야 하는걸까.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깊은 깨달음을 준 그림책이다.

편견과 차별 없이 사람을 대해야 하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걸 끊임없이 듣고 배우지만 우리는 과연 실생활에서 얼마만큼 실천하고 있을까. 내가 눈이 없거나 귀가 없거나 코가 없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조심스럽게 배려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척’하는 것일 뿐임을 다 알아챈다면..... 나도 그들을 울게 만들까 봐 무섭다. 의자에 묶인 아이는 편견과 차별의식에 묶인 우리 모두를 대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가는 그 아이를 풀어줄 수 있는 열쇠는 우리 모두의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지도.

그나저나 재인은 짝인 폴을 만났을지, 폴은 진짜 입이 없는 아이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입 없는 아이>를 많은 아이와 어른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편견 없이 대할 수 있는 마음과 용기도 배우고 연습하면 조금씩 생길 거라고 믿어본다.

*덧) 출판서 서평 이벤트에 지원하여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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