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패션 경영 - 개인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는 조직의 힘
모니카 월라인.제인 더튼 지음, 김병전.김완석.박성현 옮김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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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피상적인 연민을 떠나 사람이 주체가 되는 직장 만들기, <컴패션 경영>


업무를 하다가, 누군가 일을 소홀히 하거나 태만한 태도를 보이면 왠지 모를 서운함과 분노를 느낀 적이 모두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사정이 무엇일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팀원으로서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선뜻 고민하는 자는 많지 않다.


약육강식이 최상의 전제가 된 사회에서 더 이상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엄성을 가진 인격체가 아닌,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는 기계 부품이 되어 톱니바퀴처럼 일하고 또 일한다. 윤리 시간에 노동의 의의를 열심히 읊고 외우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어 더욱 빛나는 부품으로 회사에 눈에 띄기 위해 차가운 경쟁을 펼친다. '월요병', '회사의 노예' 등의 말이 유머로 소비된다. 살려고 하는 일이 반대로 우리를 죽이고 있다(p10).


이제 인간이 주체가 되는 직장이 필요하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이 진정으로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컴패션이다. 조직에 고통이 존재함을 알아차리고, 이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강구하며 우리는 비로소 차가운 부품이 아닌 따뜻한 인간으로 제 위치를 찾아간다. 이는 단순한 연민 또는 조직의 이익을 위한 전략을 넘어선다. 조직의 고통을 발견하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조직은 인간적으로 또 사업적으로 성장하고, 사람과 이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잃어버렸던 인본주의의 가치가 조직을 감싸는 새로운 사회로의 도약이 이 책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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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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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Ciao amici! 햇빛 아래 찬란하게 당신을 토닥일 밀라논나의 이야기,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밀라논나. 유튜브를 탐험하다가 지나가듯 처음 접한 이름이다. 채널에 들어가서 마주친 사람은 밝은 미소로 날 맞이하는 백발의 여성. 멋진 패션으로 이름을 날리는 분 같았다. 그렇게 아미치(밀라논나 채널 구독자)가 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하게 알고 영상을 본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의 따뜻한 웃음과 따라하고 싶어지는 패션 감각에 홀리듯 매료되었던 것뿐.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의 가제본을 받아 읽어 보았다. 밀라논나로만 알고 있었던 그가, 비로소 장명숙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한국전쟁 중 태어나, 88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핫한 유튜버가 되기까지 삶의 각종 양지와 음지를 오가며 겪은 그의 절절한 이야기들이 수많은 목차들을 따라 펼쳐진다. 각 목차의 내용은 두세 장으로 길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와닿고 진솔한 이야기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이 가시밭길이어도, 어느 날 돌이켜보면 꽃길 같겠지.' 이미 삶의 길을 한번 걸어와본 자가 우리에게 건네주는 따뜻하고 차가운 조언이다. 밀라논나 장명숙이 풀어가는 삶의 실타래를 따라가면서, 사람에 대한 그의 관심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비문학 책, 지식을 얻고 나의 머리를 살찌우는 책만 찾아 읽느라 에세이에 고개를 돌리고 있었던 나. 때로는 머리가 아닌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글도 필요함을 절절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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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 AI와 통제 문제
스튜어트 러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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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AI의 명과 암에 대한, 전문가의 이유 있는 Yes or No: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AI는 우리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왔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잠들 때까지 AI가 손을 미치지 않는 순간이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고, 코딩과 프로그래밍이 필수가 된 지금, AI라는 황금 거위에 대한 막연한 희망과 AI가 우리를 집어삼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분야의 저명한 권위자인 저자 스튜어트 러셀은, 전문가로서 자신의 '짬바'를 이용하여 이러한 막연한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한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AI의 역사부터 인간의 마음을 품은 인공물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지능의 창조, 인공지능 비서부터 자율주행자까지 AI의 미래, 오용의 위험성 등 폭넓은 이야기를 한정적인 지면에서 날카로운 통찰로 펼쳐낸다. 해당 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작성되었다고 하지만, 100% 문과생인 나에게는 마냥 술술 읽히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신비한 발전으로만 느껴지는 AI가 어떻게 우리의 피부가 되어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겪게 될 긍정적 그리고 부정적 현상들은 무엇이 있는지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효한 가이드였다.


AI 덕분에 더욱 편리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 수많은 SF 영화들의 먹구름에 갇혀 AI의 발전 자체에 눈살을 찌푸리는 것도 정답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미 인공지능은 우리 옆에 존재한다. 책의 제목처럼, 그 인공지능과의 바람직한 공존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며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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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자리 - 과학이 사라진 사회, 과학적 사회를 위한 제언
김우재 지음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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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어디에 있는가: <과학의 자리>


표지에서부터 그의 분노가 느껴진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과학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도구로만 평가절하하며 과학이 사회 변혁의 연료가 되는 것을 막아온 현실을 통렬히 비판한다. 비록 느리지만 학술 생태계를 타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과학의 가치가 과연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아 왔는지 고민할 수 있는 책이었다.


책 표지를 떼어내고, 본책과 부록을 분리할 수 있다. 중고등학생 때 풀던 문제집이 떠올라 괜히 반가웠다. 본책에서의 이야기에서 나아가, 실제 한국 사회에서 비과학을 견제하기 위한 제언까지 부록에 꽉꽉 눌러담겨 있다. 그만큼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음을 체감했다. 27년간 고민해온 그의 흔적이 역력하다.


나 또한 인문학과 과학을 대립 구도에 있는 학문이라고만 편협하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책을 통해 과학이 인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쳐 왔는지 그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인문학도라는 것이 과학을 외면하는 변명이 될 수는 없음을 체감했다. 또한 과학자를 순수 학문이라는 유리감옥에 가두는 현실에서 탈피하여, 과학 지식인으로서 사회 변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함을 깨달았다. 문이과 통합, 융합형 인재라는 말이 허구로 남지 않도록 저자가 남긴 뜨거운 말말말들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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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롱 - 나의 친밀한 보호자
로라 모리아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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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문학수첩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악취가 공기가 된 세상에서 서로의 어깨가 되어주는 법, <샤프롱>


 여성을 둘러싼 수많은 금기들이 공기처럼 흐르던 1920년대 미국. 여성은 식사도 자유롭게 하지 못할 정도로 코르셋을 꽉꽉 조여야 하고, 섹스는 되지만 피임은 안 된다. '섹스는 말이나 개에게 먹이를 주는 것과 같다'(p254)'는 말로, 여성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남성의 강력한(ㅋㅋ) 욕망을 받아들여야 하는 불합리가 정당화된다.


 이러한 사회에서, 무용수라는 미래를 꿈꾸는 열다섯의 루이스 그리고 그와 동행할 샤프롱 - 지난했던 과거를 다시 마주하고 싶은 서른여섯의 코라는 그들의 작은 발걸음이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지 예견하지 못한 채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으로 향하면서도, 뉴욕에서도 루이스와 코라는 끝없는 갈등을 빚는다. 코라가 보는 루이스는 짧은 치마를 입고 함부로 남자들과 어울리는, 그럼으로써 남자들이 원하지 않는 '포장이 벗겨진 사탕(p108)'이 되려 한다. 샤프롱으로서 코라는 그러한 루이스의 평판을 지킬 의무가 있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고, 세상에는 쉽게 변하지 않는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에(p108). 그러나 루이스에게 코라는 꽉 막힌 생각으로 가득 차버린 벽창호(p246), 말 그대로 '꼰대'다. 그는 가시 돋힌 선인장 마냥 코라의 언행 하나하나를 아프게 꼬집고, 그 과정에서 코라는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젋은이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지만, 또한 자신을 나무라고 말리는 어른을 미래의 창문 너머로 밀어버릴 수도 있다(p246). 젊은 루이스를 보호하기 위해 간 코라이지만, 오히려 루이스와의 아픈 동행을 통해 그는 코라 카우프만이나 코라 칼리슬, 코라 X가 아닌 코라 그 자체로 존재하는 법을 배워간다. 남자의 거짓 욕망 또는 생존의 도구가 아닌(p453), 누군가에게 선택당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삶의 길을 개척하는 법을 알아간다. 나아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루이스가 기댈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가축 방목장 옆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거기서 나는 냄새가 공기처럼 느껴지듯(p22) 지금의 우리도 알지 못한 채 차별과 혐오라는 악취를 들이마시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그렇다. 루이스의 행동 하나하나에 제동을 거는 코라 개인을 쉽게 비난할 수 없는 이유도 그것이다. 악취가 자연스러운 공기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그 냄새에 물든 사람 한 명을 물어뜯어 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우리가 할 일은 악취의 원인을 찾고, 더 이상 악취가 퍼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함께 찾아 실행하는 것이다. 코라 또한 세상의 악취에서 벗어나 비혼모들의 쉼터를 만들고, 여성 인권을 위한 활동가로 살아가며 진득한 삶을 이어갔다. 올 여름에는 코라와 루이스와 함께 덜컹거리는 기차와 분주한 뉴욕의 열기를 느끼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또 기댈 어깨를 내어주며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해 손을 뻗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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