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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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보바리 #귀스타프플로베르

#을유문화사

샤를이 아니었더라면, 엠마의 삶이 달랐을까? 이성과 이상의 갈림길은 만들어진 것이 아닌 엠마 스스로 만든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처음부터 그녀의 옆에 샤를이 아닌 다른 남자가 있었더라 해도 엠마의 이상은 다른 이를 향해 날개를 펼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덕성을 뛰어넘어 한 여자의 타락의 원인이 죽음에 이른 후에야 상대에 의한 것이 아닌 자신에게 있었음을 엠마는 알게 되었을까.

순진함을 상징시키듯 '샤르 보바리(샤를)'의 어린 시절이 이야기 초반에 등장한다. 보바리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보바리는 실력 있는 의사가 되었다. 평탄해 보일 것 같은 청년 보바리에게 별것 없었음에도 돈 많은 여자로 소문난 첫 번째 부인이 생긴다. 하지만 그녀의 재력이 들통나고 어느 날 보바리의 어머니와 다투다가 죽게 된다. 그리고 보바리의 운명에 아리따운 처녀 '엠마'가 등장한다. 그녀는 지고지순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종교적 도덕성은 현실에만 존재할 뿐 그녀의 이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남편의 명성에 맞게 교양 있는 귀부인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샤를과의 결혼생활이 그녀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녀는 늘 외로웠고 늘 공허했다. 그런 그녀의 가슴에 머물다 간 사내는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닌....

겉모습은 아름다웠으나, 엠마는 늘 현실 이상의 무엇인가를 원했다. 그것이 '사랑'만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녀는 남편 모르게 정부를 만들었다. 문제는 '사랑'이었다.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들. 당시에는 사랑이라 믿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습관처럼 편지를 쓰고, 애정행각을 즐기며 그 사람이 전부인 양 갈망했다. 그럼으로써 샤를을 버리고 도망갈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욕구를 채워줄 남자는 없었다.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진짜 사랑은 상대 남자에게도 없었으나, 그녀 자신에게도 크게 없었던 것을 보게 되면서 엠마가 원한 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남자를 사랑할 때도 두 번째 남자를 사랑할 때도 엠마는 그들과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되면서 그녀는 슬프다기보다는 의무적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엠마는 쓸데없는 사치로 씀씀이가 커지고 남편 모를 빚더미에 앉게 되어 자신의 애인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비소를 삼킴으로써 생을 스스로 놓아버렸다.

샤를이 아닌 다른 남자와 결혼했더라면? 엠마는 타락하지 않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었을까? 『마담 보바리』의 저자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그렇지 않았을 거라 내게 속삭인다. 과거 수녀원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던 엠마, 애인과의 새로운 삶을 꿈꾸던 엠마. 자신을 스쳐간 애인들에게 자신이 꿈꾸던 이상을 씌워 꿈을 꾸는 엠마. 그녀가 갈망한 이상은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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