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p243

하과 달리 세상일에는 완벽한 해답이 없어요. 우리가대한으로써 비로소 해답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삶의 선택이그오 하고, 그 선택을 위해 지식과 경험을 연마하잖아요. 또대한 후에는 그 선택을 완성하려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고요.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남북미중을 그 자체로 만조시키는 해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없는 게 오히려 좋아요.
우리가 선택하고 우리 힘으로 그걸 이루어나가는 게 맞으니까요."
이지는 인철의 말을 들으며 완벽한 수학적 해답을 얻은 것보다 오히려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면서 인철의 눈길을 자신의눈동자 속으로 끌어 담았다.
"우리가 주변 4강의 입맛만 맞추려고 하다 보면 결국 마네킹이 되어 남들이 갖다 놓는 자리에 서 있게 될 거예요. 아까우리는 혼도 자아도 없이 남을 만족시키는 방법만 찾았던 거예요. 그건 수학이에요. 어떤 면에서는 핵개발 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야 해요. 만약 그것이 우리의 선택이었다면.
이지는 인철을 바라보았다. 온 나라가 전전긍긍하며 미국에느냐, 중국에 붙느냐 양자택일만을 고민하는 판에 우리가택한 게 답이라는 인철의 말은 커다란 위안으로 다가왔다.
‘, 인철 씨. 우리의 선택이 바로 해답이라는 말이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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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3

"저는 당파싸움이란 게 조선시대에만 있는 걸로 생각했어요. 어쩌면 일본인들이 조선에 대한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위해 당파싸움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생각한 적도 있고요. 그러니 우리 한국인들이 그런 짓을 할 리는 없다고 믿었지요.
하지만 요즘 한국을 보면 모든 면에서 다 찢어져 있어요. 친미와 친중으로, 보수와 진보로, 영남과 호남으로, 노인과 청년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사회에 가치관이없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이 다 돈에 얽매여 있어요. 돈이 제일이다, 돈 없으면 죽는다. 대통령도 결국 돈때문에 탄핵됐잖아요. 그래서 한국은 돈을 많이 벌수록 더황폐하고 위험해지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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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김영하 작가 소설 중 가장 매끄럽지 않은(?) 느낌. 중간에 덜컹덜컹 튀는 캐릭터가 좀 그렇다. 특히 박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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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고속버스터미널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가 꾸는 한 편의 악몽이다 p7

꽃은 태어나고 공부하고 짝짓고 병들고 죽는, 인간사의 모든 중대한 일과 함께한다 p11

내가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일종의 불안장애를 겪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훗날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내 고통에 이름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구원을 받은 느낌이었다. 나 말고도 그런 병을 앓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니까.

P20

지나간 기억은 외려 생생해지기만 하는데, 새로운 경험은 그에 터무니없이 미달한다는 것을 거듭하여 깨닫게 될 때, 인생은 시시해진다. P22

신은 원래 그런 존재야. 신은 비대칭의 사디스트야. 성욕은 무한히 주고 해결은 어렵도록 만들었지. 죽음을 주고 그걸 피해갈 방법은 주지 않았지. 왜 태어났는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그냥 살아가게 만들었고."
P120

제이는 바다의 기이함을 단숨에 파악했다. 바다, 그것은 거대한 없음이었다 p147

권력은 폭력이 본래 구현하려던 것을 폭력 없이 구현하는 힘이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 제이는 도전자에게는 가혹하게, 추종자에게는 부드럽게 대했다. 눈짓만으로도 뜻이 이루어졌다 p149

모두가 웃을 때 따라 웃지 못한다면 그가 바로 외톨이다 p152

존재는 ‘여기’ 있으면서도 정신은 ‘저기’ 속해 있다는 식의 느낌은 승태에게 익숙한 것이었다. P182

그의 정신이 좀비이기보다는 흡혈귀이고 싶어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기가 가진 매력으로 타인을 움직이고 싶었다. 미소를 흘리며 조용히 다가가 목에 치명적인 이빨 자국을 내고 싶었다. 그러나 경찰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그는 좀비로 전락해버렸다. 그래서 그런 순간이면 그는 마치 보복이라도 하듯 자신에게 부여된 힘을 행사했다. 그러고 나면 기분은 언제나 더러웠다.
P185

불면에 시달리는 인간의 새벽은 영원처럼 길다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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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이라는 건 그의 생각이 아니라 세상이 그에게 주입한 생각이었다. 정말 무지한 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주입된 생각을 자신의 생각이라고 맹신하는 자야말로 무지하다. "별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가 자네에게 가르쳐주었는지 모르지만, 별은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별일 뿐이네. 사랑하는 자에게 별은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배고픈 자에게 별은 쌀로 보일 수도 있지 않겠나." P22

나는 어두컴컴하고 너는 시리게 푸르다 p70

천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일수록 천박한 짓과 천박하지 않은 짓을 악착같이 나누려고 한다는 것은 내가 혁명을 꿈꾸던 젊은 날 배운 것이었다. 지식인들은 더욱 그러했다. 그들은 천박한 자신의 욕망을 갖은 말로 치장해 감추면서, 세상에 대고 밤낮없이 두 개의 나팔을 불었다. 이를테면 천박한 자라고 판결을 내리는 자에겐 트럼펫을 불고, 천박하지 않은 자라고 판결을 내린 자에겐 우아하게 색소폰을 불어대는 식이다. 그런 자 중에서 자기 판결의 확고한 명분을 갖고 있는 자는 사실 드물다. 명분이야 난무하지만, 대개는 눈치로 때려잡는다. 좀더 깊이 알거나 좀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 어떤 지점을 향해 색소폰을 불었다 하면 그제야 너도 나도 줄지어 집중포화로 포즈도 우아하지, 색소폰을 일제히 불어젖힌다. 천박하다고 판결해, 트럼펫을 불어야 할 때는, 그 짓조차 오물을 뒤집어쓸지 몰라 조심조심하다가 최종적으로, 침묵은 밑져도 본전이라는, 지식인 사회의 은밀한 불문율을 따라가고 마는 것도 그들이다. P52

어떤 낱말에서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의 간격은 때로 저승과 이승만큼 멀거든. 가령 네게 연필은 연필이지만 마음 놓고 공부할 환경을 살지 못했던 내게 연필은 눈물이다. P73

인식된 사물이 때로는 그 사물 자체와 얼마나 다른지 너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낱말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가 천차만별이듯이. P74

걷고 있으면 저절로 시인의 이름으로 걸어온 수많은 오류의 길들이 떠올랐다 p82

나이 차이 때문이 아니다.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는 데 나이는 본원적으로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의 열일곱과 너의 열일곱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면 그것이겠지.

 

그 무참한 기억의 편차 같은 것. P84

그러나 원고지와 질 좋은 펜을 준비한다고 해서 누구나 ‘예민한 악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재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이는 도구를 잘 갖추고 끊임없이 연마함으로써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내면의 정수精髓를 이끌어내어 마침내 ‘예민한 악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영원히 거기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이가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그만두는 것뿐이다. P112

문학에서까지, 층위를 제멋대로 나누어놓고, 모든 작가 작품을 마치 공산품에 품질 표시를 하듯 표시해서 칸칸마다 나누어 몰아넣으려는 듯한 지식인 독자들의 일반적 습관에 나는 경멸감을 갖고 있었다. 어디 문학뿐이겠는가. 문학을 떠나면 폭력적인 그 편견은 더욱 두드러진다. 모든 장르에 걸쳐 메이저, 마이너리그가 있고, 양아치로 취급받는 아웃사이더 그룹도 있다. 스포츠처럼 정당한 시합에 따른 철저한 기록 분석으로 나뉘는 게 아니다. 더러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주 작은 ‘현상’을 단서로 ‘내용’ 전체를 분류해버리고, 대중의 호응을 유도하여 그 분류의 정당성을 가짜로 확보, 굳히기 과정을 거친다. 그러고 나면 어떤 층위에 분류되어 넣어진 자는 아무리 변화를 꿈꾼다 해도 거의 평생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기 쉽다. 이를테면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 그런 식이다. 그들의 분류 기준이란, 말이야 그럴듯하지만, 대개는 전근대적 ‘양반의식’이 이월상품처럼 전이돼온 것이다.
P 113

연애를 하면서 동시에 지혜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잠언은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 P164

늙는 것, 이야말로 용서받을 수 없는, 참혹한 범죄,

P168

오로지 늙었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야 하는 끔찍한 모든 굴욕 ... P168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칭찬받는 봄 p171

술은 내게 분별없는 위로를 주었다 p179

질투심은 열등감의 다른 이름이며, 맹목적 잔인성을 갖는다는 말을 한 것은 내가 아니라 선생님이다. 질투심이 꼭 정열의 증거는 아니라고 했다 p180

내게는 그애보다 죽음이 훨씬 가까웠다.
P186

슬픔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눈물로 덜 수 있는 슬픔이고, 다른 하나는 눈물로도 덜 수 없는 슬픔이다. P188

동서고금 수많은 성인들이 동굴 속의 어둠에서 세상의 중심을 밝게 꿰뚫어보고 천리天理를 알았다. P199

늙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노인은 ‘기형’이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따라서 노인의 욕망도 범죄가 아니고 기형도 아니다, 라고 또 나는 말했다.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P202

여름이 울울창창했다.

P204

. J. 루소는 『에밀』에서 이렇게 썼다. 10세는 과자, 20세는 연인, 30세는 쾌락, 40세는 야심에 미친다고. 나의 마흔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미쳐야 할 어떤 영지領地도 갖고 있지 않은 불모의 대지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진실로 청춘이었던 적이 없었으며, 내 정체성에 따른 뜻을 세운 적도 없었다. 그냥 허랑하게 시간을 따라 흘러왔을 뿐이다. 내 인생에서 단 한 번이라도 ...

나의 현재에게, 미래에게 ‘불’을 켜대고 싶지만 내겐 성냥 한 개비도 가진 게 없었다. 쓸쓸했다

P210

늙으면 속눈이 더 밝아지니, 젊은 애들 마음을 읽어내는 건 여반장과 다름없다 p219

암묵적으로 흐르고 있는 강력한 배타성을 나는 느꼈다. 내가 마치 ‘사람들의 나라’에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늙은 당나귀’ 같았다. P222

카페 안의 젊은 그들과 나 사이엔 전쟁에서의 전선보다 더 삼엄한 경계선이 쳐져 있었다. 잔인한 금줄이었다 p222

생명이 갖고 있는 가장 비극적인 운명은 노화와 죽음으로부터, 그 지옥으로부터 마지막까지 잔인하게 유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p227

내 집은 이미 나의 무덤이었다 p314

당나라의 시성詩聖이라고 불렸던 시인 두보杜甫는 "관 뚜껑을 덮고서야 일이 정해진다"고 썼다. 죽어서야 그 인물의 업적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사람들은 죽은 자에겐 터무니없이 후하다. P322

죽은 나의 ‘불멸’을 도울 것이다. P322

나의 싱싱한 행복이었다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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