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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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당신을 모르겠어."
그때 야요이는 남편에게 그렇게 말했다.
"왜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남편은 차분하게 그렇게 말했다. - P19

그 여름에 나는 막 열일곱 살이 되었다. 물론 젊었지만, 젊다는것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내게는 일곱 살 위인 오빠와 네 살 위인언니가 있었고, 할 가치가 있는 일과 어른이 놀랄 만한 일은 모두그들이 앞서 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은 것은 뒤죽박죽비스킷 같은 것들뿐이라고. - P26

자신이 뿌린 씨앗이란 생각은 못하고, 따분한 마음으로 내가 하는 일은 늘 이 모양이라고만 생각했다. - P34

빛났다. 온통 빛의 바다였다. 더구나 그 빛은 쉬지 않고 꿈틀거리며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했다. 조그맣고 무수한 잔물결 하나 하나. 뾰족하고 날카로운 반사 하나 하나. - P38

명백하게 아키히코 씨에게 잘못이 있는데, 그가 오히려 짜증스럽다는 말투로 어떤 말이냐고 묻는 것이 기묘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 P64

돌아본 시호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하고, 사랑이 담뿍 담긴 웃음, 아니 사랑이 온 데로 넘쳐흐를 듯 웃음짓는다. - P75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없어."
시호가 말했다.
"당신, 그거 어떻게 생각해?" - P89

나는 혼자사는 여자처럼 자유롭고, 결혼한 여자처럼 고독하다. - P108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물론 돌아갈 장소를 잃는 것이었다. - P116

지난 1년, 사실은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모래를퍼 올리면 우수수 떨어지듯, 그 일들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여겨진다. 요즘은, 일상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고생각하게 되었다. - P143

시리아, 나라 이름의, 그 너무도 먼 울림에 나는 뭐라 대꾸하면좋을지 순간적으로 당황한다. 모르는 것, 상상할 수 없는 것,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 그런 것들은 나를 늘 난감하게 한다. - P146

조심하고 주의하고, 그래봐야 어리석은 짓이다. 당연하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면 조심 따위 내던지고, 흥분하고 들떠서 영원이니 운명이니 이 세상에 없는 온갖 것을 믿으면서 당장에 동거든 결혼이는 임신이든 해버리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동생이 모르는 남자를 생각한다.
과거, 빛나는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 P163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나와 동생이 초등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보내는 것은 슬픈 일이었다. 정말 슬픈 일이었지만, 어머니를 묻고 나자 나는 이제 자유,
란 느낌이 들었다. 자유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를뜻하는 말이다. - P163

그때 내 심장의 일부는 이미 죽었다. 너무나도 외로워 말라비틀어져. - P180

"우하우하란 말이, 왠지, 무서웠어."
상식을 벗어난 말처럼 들렸다. 아빠가 그 말을 하고 나면 목소리는 사라져도 강박적인 명랑함과 쓸쓸함이 공중에 떠다녔던 것처럼. - P193

나이가 한 자릿수였을 때 이미 사람은 무섭다는 것일 알고 있었다. 가령 친부모라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속은깊은 어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P196

고 기뻐서, 갑자기 인생이 무서워졌다. 눈 없이 살아왔는데 갑자기 눈을 껴 집어넣어, 선반 위에서 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먼지투성이 달마상처럼. - P198

사람이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 사랑조차 - 는 것은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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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메타버스 1
김상균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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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하고도 모호한 메타버스를 그래도 가장 현실적으로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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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안전가옥 앤솔로지 9
최구실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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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시리즈 매력적이다. 상콤 기발함을 오래오래 유지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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