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깡 때려칠깡 버텨볼깡 - 가장 적나라한 직장 "졸"들의 속마음
김건우 글.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한 때 광수생각이 서점가를 강타했었습니다. 길지 않은 글이지만 그림과 함께 공감대 형성하는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거의 한달에 한권 이상은 읽으려고 노력하는 저로서는 사실 그런 짧은 글들은 뭔가 휘발성이 강해서 그닥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보다 오래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좋아하는 약간 고리타분한 성격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미생에서 받은 그런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습니다.

 미생이 직장인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바로 쉽게 입 밖으로 얘기하지 못한 직장에서의 고충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간결한 문장과 연관된 그림을 통해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을 어루만져주고 있습니다.

 요새 아침에 기상해서 출근하기까지 몸이 천근만근인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일주일 중에 5일간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뭔가 권태기를 느껴가고 있던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 느끼고 있는 감정이 아니구나. 그리고 제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고자 아둥바둥하고 있던 것들이 저자도 똑같은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사실에 대폭소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탄력근무제'. 아직 저희회사는 그 제도를 도입할만한 여건이 안되지만 그 짧은 이야기만 읽어보더라도 그 얼마나 의미없는 제도인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회사 대부분은 출근 시간은 무조건 지켜야 하지만 사실 퇴근시간은 기약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수익창출이 되어야 직원들 임금을 나누어 줄 수 있겠지만, 가끔은 상사 눈치 보느라 칼퇴하는 사람이 마치 죄인이 되어야 하는 모양새는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낍니다.

 회사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30대가 되면 스멀스멀 등장하는 결혼, 연애, 다이어트 이런 소소한 화제거리까지 정말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을 정말 센스있게  잘 풀어썼습니다. 그게 아마 일반적인 직장생활 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썼기에 가능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회사 대인관계도 점차 힘들어서 하루에도 열두번 퇴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저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는 책입니다. 분명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장인들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현실은 쉽게 퇴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럴 때 누군가가 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기에 제대로 힐링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들은 주로 수다로 이런걸 해결한다지만 모든 걸 이야기할 수 없을 때 이런 글 하나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 같습니다.

 퇴사욕구가 마구 솟구치신다면 그냥 자기 전에 읽기를 추천합니다. 아마 아침에 조금은 활기차게 일어날 수 있을거랍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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