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의사의 일기
아오키 신몬 지음, 조양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Read a book 297

어느 장의사의 일기

아오키 신몬 장편소설

조양욱 옮김

문학세계사

사람의 인생에는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있다. 삶은 소중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두려움이라는 공포가 있는 것 같다.

함께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죽음이라는 두려움이 그 사람을 덮쳤을때 우리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교통사고 현장에서 머리가 없는 사람을 구하고 있는 구급 대원을 본 적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이었는데 그 모습은 성인이 된 지금에서도 잊히지 않고 나의 한구석에 공포를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두려움이 이는 죽은 자를 가까이 보는 장의사의 일기를 읽어본다.

주인공이 어떻게 과정 속에서 장의사가 되었는지 그리고 장의사가 생각하는 죽음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각각의 종교 입장에서의 죽음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장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장의사의 어려움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가 외면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인 것을 알게 한다. 이 역할을 장의사가 없다면 누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이러한 직업을 갖고 있다고 싫어하면 안될 것 같다.

어느 장의사의 일기라는 책은 문고판을 위한 후기하는 곳에 저자가 써놓은 글과 동일한 생각을 들게 한다. “ 일기라고 제목을 붙였으면서 일기도 아니고, 자서전이나 소설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종교 서적도 아니고 철학 서적도 아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논픽션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렇게 잘라 말하기도 어려웠다.” 이 책은 읽으면서 어찌 보면 산문집이나 수필 같은 생각이 더 들게 하는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장의사의 일기에서 죽은 사람을 가까이 가보고, 그 주변인들을 보고,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인 것 같다.

특히 인간 존재의 심연을 도려내는 것 같은 언어의 경우, 가장 격심한 반응을 드러내게 된다. 그것은 숭고한 ‘사상이나 ‘ 말씀’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가 되어 버린, 민족과 부족의 사회 통념에 뿌리를 둔 ‘비속한 언어’의 경우가 많다. 그 한 마디에 의해 때로는 살인이나 전쟁으로까지 발전하는 일 마저 있다.

관을 내려놓고 이불을 벗긴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내 뒤에 섰던 경찰관은 얼굴을 돌리며 뒷걸음질 쳤고, 빗자루를 가져왔던 회사 직원은 허겁지겁 집 바깥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수많은 구더기들이 몸에서 파도를 치듯이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모처럼 재미있게 보고 있는 텔레비전 화면의 채널을 남이 제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짓이나 다를 바 없다.

‘목숨을 구한다’ 절대적인 대의명분에 떠받들려진 ‘생’의 사상이 현대의학을 제 세상인 양 거리낌 없이 마구 퍼뜨려, 과거에 인간이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그 죽음의 순간에서까지 빼앗으려 든다.

삶에의 집착이 사라지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어진다는 사실은 번뇌가 소멸하고 생사를 초월했음을 의미한다. 편안하고 산뜻한 기분이 된다는 사실은, 적명을 얻었음을 뜻한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심정이 되었다는 사실은, 선악을 초월했음을 의미한다. 모든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넘쳐흐른다는 사실은 회향을 뜻함에 분명하다.

‘사’는 의사가 바라보고 ‘사체’는 장의사가 바라보면 ‘사자’는 사랑하던 사람이 바라본다. 승려는 ‘사도 사체도 사자도’ 되도록 바라보지 않으며 오직 보시에 눈독을 들인다. 현실이 이럴진대 오늘의 종교에서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탄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종교가 현장의 생사감을 설파하지 못하게 될 때, 그 종교는 생기를 잃고 멸망하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 당연하다.

#Aaronbookcafe

이 글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서 작성한 글입니다.

[ #어는장의사의일기 / #아오키신몬 / #조양욱 #납관부일기 #문학세계사 ]

https://blog.naver.com/qqwpp655/2229967800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