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그냥 지나치면 된다. 사랑을 주지 않고 깊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된다. 기대하지 않고 포기하면 쉽다. 그 사람들? 아유, 원래 그래하고 생각하면 마음 편한데 그게 싫어서 버둥거렸다. 기대가 깨질 때마다 실망감은 배가됐다.
그러나 이런 고민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불필요 조건 대신 앞으로 될 색다른 시간들을 상상하며 전력을 짜 나가고 있다. 우리가 앞둔 여행은 한두 달 하고 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와 동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나름의 준비와 각오가 필요하다. 무려 2년 700일을 넘게 홀로 살아가야 한다. 언어는 물론 문화도, 생활방식도 다른 곳에서 홀로 장을 보고 밥을 해먹으면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열심히 하든 않든 해외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부담이 될 터.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크다.
잠시 후 우리는 다른 강의실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이미 다른 강의가 진행 중이었다. 다시 배정받은 곳은 전기가 안 들어왔다. 이게 무슨 난리인고, 수업 시간을 까먹은 것도 속상한데 열심히 준비해 온 PPT 자료도 못 쓰게 됐다.
난생처음 보는 음식이 많았다. 그중 바나나 껍질로 싼 빨간 햄은 삭힌 것인지 시고 쿰쿰한 맛이 났다. 도무지 내 입맛에 맞지 않아서 하나 먹고는 안 먹고 있었는데 그게 이 지방 특산물이니 많이 먹으라며 다들 내 앞으로 그릇을 밀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우이웃을 돕는 대다수는 서민이라고 하던데, 이 단체의 구성원들 역시 부자가 아니라 주변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누군가는 대학생, 누구는 택시 기사, 가게 점원, 작은 식당 주인… 돈 많고 시간이 많아 이런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잠시 짬을 내어 참여하는 것이다.
순간순간 얄밉고 속상해도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았기에, 내게 사랑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에 뒤따르는 수고도 감내하는 것이었으므로, 아이들이 어떠하든 간에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자 노력했다.
마지막 공항에서 헤어지는 글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그들의 순수함에 웃음 짓게 만든다.
그리고 2년 동안 그곳에서 생활하고 울고 웃고 했으니 정말 그리울 것 같다.
다낭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를 읽으면서
베트남을 방문해본 적은 없지만 베트남 다낭을
오토바이로 투어하고 전통음식을 맛보고,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학생들과 수다 떠는 여행을 책으로 떠나보는 보았다.
7년째 단기로 해외봉사를 다니고 있지만 이러한 봉사 관련 책들을 읽으면 언제나 마음 따뜻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이러한 책을 쓸 거라고 다짐을 해본다.
이 글은 “서평단활동”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서 작성한 글입니다.
[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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