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슬픔에 젖은 친구에게 건넬 위로의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 조심스레 등을 토닥여줄 수밖에 없었던 적도, 좋은 의도로 건넬 말이 본의 아니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프롤로그에 작가의 말이 이렇게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나도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서 심하게 공감하고 한편으로 마음 한구석이 허전함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가 위로가 필요할 때 적절한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답답할 때가 있다.
이 책을 차례는 ㄱ, ㄴ, ㄷ, …….ㅊ, ㅍ, ㅎ으로 각 자음으로 시작되는 주제로 시작된다. 주제의 90여 개 인생 단어들은 나를 위로하고 우리를 위로할 것 같다. 이런 단어들은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생각하게 하며 때때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다독여주며 미래를 조금은 밝게 비춰주는 것 같다.
격려가 필요할 때,
나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ㄹ---------------------
매일의 다짐이 필요할 때,
바람만 불어도 흔들릴 때,
삶의 가치를 생각할 때,
아픔을 이겨내고 싶을 때,
자신에 대한 확신을 필요할 때,
처음 시작할 때,
파도가 몰아칠 때,
하루를 되돌아볼 때
과거
지금 보다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현재 불완전한 존재인 나를 인정하고 과거를 원한다면 현재 불완전한 존재인 나를 인정하고 과거를 발판 삼아 옳은 답은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과거는 내가 살아온 길이고, 미래는 내가 살아갈 길이니 말이다.
금언
유대인의 지혜를 다룬[탈무드]에서는 귀는 친구를 만들지만 입은 적을 만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입을 조심하라는 경계를 담은 성어가 많다.
눈물과 이슬
바깥과 내 마음의 온도 차가 너무 크면 결국에 흘러넘치는데 이것이 슬픔의 응결체인 눈물인 셈이다.
사랑
저마다 의미가 다르다
수많은 말로도 정의할 수 없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차가운 면이 드러날 때도 있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공존한다.
선의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에 관점은 가치관이나 종교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다만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선의가 온갖 악의에 대항해왔기에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은 알겠다. 때로 눈앞에 마주할 현실이 한없이 차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꽁꽁 언 한겨울의 얼음도 봄의 햇살 아래에서는 녹기 마련이다. 차갑게 얼어버린 마음을 녹여줄 온기가 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온기가 되어주고자 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