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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눈동자
알렉스 쿠소 지음, 노영란 옮김, 여서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할머니의 육신은 묘지에 묻고,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마음 속에 간직하는 거야.
그리고 죽은 벌이나 말벌을 볼 때마다 숲에 묻어 주는 거야.
어때 맘에 들지?"
할머니가 돌아가신 아침.. 윌리엄은 동생 비올렛과 함께 아침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주방으로 날아들어 온 벌 한 마리.. 그리고 이 작은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열 세살 남자 아이는 눈물을 흘리며 울지 않는다는 윌리엄.. 아마 세상의 비밀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아이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할머니의 거짓말을 다 알아 버렸어.. 이제 더 이상 할머니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난 아니까.. 하고 말입니다.. 비올렛은 주방으로 날아 온.. 윌리엄이 내리쳐 죽어 버린 작은 벌이 할머니라며 울기 시작합니다.. 오빠가 할머니를 죽였다면서요.. 할머니는 죽어서 벌이 될거라고 했다고.. 당황한 윌리엄은 동생에게 할머니의 말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걸.. 말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며.. 숲으로 벌을 묻어 주러 가는 동생을 따라가 줍니다..
할머니가 이야기 해준 할머니의 삶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걸.. 하지만 정말 믿고 싶다는 걸.. 이 어린 아이는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그리고 동생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할머니를 너무나 사랑해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게 너무나 즐거웠다는 것만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벌을 땅에 묻고 돌아오는 길에 환하게 웃는 비올렛의 눈에서 할머니가 상상해서 만들어낸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할 때 보이던 빛.. 바로 행복을 봅니다.. 이 순간.. 윌리엄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행복이라는 걸.. 그 행복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는 윌리엄이.. 힘겨운 삶을 이겨내기 위해 살고 싶었던 삶을 상상하는 어른의 마음을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이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 가족의 행복.. 즐거움은.. 정말 소중한 거라는 걸..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