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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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책이 이야기 하려는게 뭘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목소리가 크고 몸집도 큰 거인 아빠와

목소리도 모기처럼 작고.. 몸집도 아기처럼 작은 엄마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기의 자연사랑 이야기인가 했지요..  물론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숲에서 살 때 인간은 본연의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풀어내는 과정을 읽으며.. 가슴이 쿵 내려 앉았습니다..

조금 불편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점점 작아지는 아빠..

처음 아파트에 들어가 밖을 서글프게 바라보던 아빠의 눈동자는..

점점 표정을 잃어 가더니.. 나중에는 아무것도 바라보지 않는 멍한 눈동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

그리고 엄마의 말을 듣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엄마는 결국 이런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 숲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숲에서 태어난 아이.. 나..

이렇게 세 가족은 행복한 숲에서 살아갑니다..

제가 가슴이 쿵 내려 앉은 이유는 아빠의 모습이..

혹시 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저도 제 아이들에게.. 똑바로 앉아라.. 집중해라.. 한눈 팔지 말아라.. 자신이 할 일을 해야 한다..

책을 읽어라.. 숙제해라..  큰소리 지르지 마라.. 울지 마라.. 침착해라.. 노력해라.. 동생을 잘 돌봐라.. 일찍 일어나라.. 등등..

무척 요구사항이 많은 엄마입니다.. 

이런 엄마의 요구사항을 들으며 자신의 욕구를 참는 우리 아이들이..

점점.. 자신의 모습과 행복을 잃어 가다가.. 결국 제 목소리도 듣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의 엄마처럼 아빠를 제 자리로 돌려 놓아야 할텐데..

제 아이들의 원래의 자리.. 행복할 수 있는 자리는 어디일까요..

이 책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저를 참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 자리를 찾아야 할 숙제를 저에게 준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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