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혼의 해일
견여래 글.그림 / 금터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몇 년도에 발간이 된 책인가 싶어서다..
한참 전.. 한 이삼십년도 더 된 책이 다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건가 싶을 정도로 편집 상태나.. 책의 표지.. 내부 디자인 등이.. 구식이었다.. 또 삽화 또한.. 어린 시절 보던 만화책에서나 나왔다 싶을 정도로.. 유행을 벗어나 보였다..
내용도.. 참.. 구닥다리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여덟인 집에.. 딸이 일곱.. 아들이 하나.. 그런데 주인공은 여섯번째 딸아이..
그 다섯 살 난 못생긴 여자 아이가 살아가며 내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 일상의 모습.. 가족간의 관계 등이 위트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그 내적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정말 터무니 없어 보였다.. 갑자기 고독한이라는 어깨 위의 작은 벌레와 대화를 나누며 세상의 비밀을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다.. 아니 작은 벌레가 가진 넓은 세상에 대한 통찰과.. 주인공 기차화통이 가진 당당함과 순수함이 섞여 세상의 진실을 알아가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며.. 아이의 영혼에 큰 파도와 같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또 아이는 일곱째.. 여덟째.. 아홉째.. 동생들과 놀며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워간다..
이렇게 유치하고.. 터무니 없이 구식이고.. 답답한 책을..
나는 끝까지 읽었다.. 처음에 느꼈던.. 어이없음은 .. 어느 순간.. 즐거움으로.. 깨달음으로.. 감동으로 바뀌었다..
그 아이들의 삶에서 내 어린 시절 삶의 모습을 보았고.. 아이들의 시선 속에서.. 어른이 된 나의 일관성 없음을 보았다..
그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서 나의 때묻은 나약함을 보았고.. 그 아이들의 정직함 속에서.. 내 약삭 빠른 계산속을 느꼈다..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정말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어.. 밤마다 이것 저것 책을 뒤적여 보았다..
작가의 그림 또한.. 어리숙하고.. 미숙해 보였지만.. 그 아이들이 그 상황에서 느꼈을 감정들이 온전히 표정.. 행동 속에 녹아있었다.. 정말 읽으며 버릴게 하나도 없는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영혼의 해일이라고 느낄 만큼.. 나 자신을 뒤돌아 보게 하고.. 내 아이들의 모습을 살피게 하고.. 나와 아이들의 앞으로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좋은 책.. 즐겁고.. 재미있게.. 참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