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전용복 - 옻칠로 세계를 감동시킨 예술가의 꿈과 집념의 이야기
전용복 지음 / 시공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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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복..  한국인 전용복..

이렇게 서평을 쓰려고 전용복님의 이름을 써 놓고선.. 한참을 커서를 바라보면 앉아 있다.

문화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 라는 글귀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결국 그 말은 그 분이 만들어 내신 옻칠 작품이 모두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고.. 그것은 일본 사람들의 것이라는 말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거부하고 싶었지만 그 분이 그 돌덩어리 같은 그 말씀을 피를 토하듯.. 하신 그 말씀을 정말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우리 나라에서는 세상에 둘도 없을 만큼.. 철두철미하고.. 철저하게 혼을 쏟아부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장인들을.. 우리는 비천한 사람들이라고 여기며 하대하고 살았다.. 그런데 우리의 하대를 받던 사람들을.. 일본 사람들은.. 개처럼 끌고가.. 일을 시키고는.. 쓰레기처럼 버린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귀히여기고.. 그 기법은 자기 민족의 것으로 삼아.. 계승하여 지켜낸다..

문화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것이 아니다.. 그것의 가치를 알고.. 소중히 여기며.. 지키고.. 즐기는 사람의 것이다.. 맞다.. 그렇다.. 하지만  그것을 만드는 사람을 그들 또한 귀히 여기지 않았다.. 우리의 장인들의 재주와 솜씨를 훔쳐냈을 뿐이다.. 빼앗았을 뿐이다.. 그들은 우리 조상들을 귀히 여기지 않았다..

 

전용복님의 일생은 정말 고난과.. 성공의 연속이다.. 지금도 그 분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넓은 길을 외면하고.. 좁고.. 구불구불하고.. 위험한 길을 걷고 계신다.. 하지만.. 자신이 가려는 길.. 옳은 길은 절대로 변명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걸어 가신다.. 죽기를 결심하고 자신의 작품 앞에 서서 모든 것을 쏟아 내시는 그 분의 삶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땅으로 그 분이 다시 돌아오시기를.. 정말 간절히 바란다..   그 분의 나머지 생이 이 땅.. 고향에서 마무리 되어지길..

아니.. 그 분의 예술이 여기 대한민국에서.. 꽃피어 절정을 이루길.. 그리하여 그 분이 그 문화의 중심이며.. 시작이 되시길..

우리 이름 없이 스러져간.. 선조 장인들의 피와 눈물이.. 내 땅에서 다시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란다..

 

연어처럼.. 어서 우리에게 돌아와 주시길.. 그리고 옻칠로도 밥 먹고 살 수 있도록.. 터를 잡아 나가실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분의 그런 노력이 시작되었음을 알았을 때.. 나 또한 기꺼이 그 문화의 터를 잡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정말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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