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죄수 - 자오쯔양 중국공산당 총서기 최후의 비밀 회고록
자오쯔양.바오푸 지음, 장윤미.이종화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중국 공산당의 시초가 된 모택동의 혁명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다큐형태로 써 내려간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별"을 읽었을 때의 감탄, 부러움.. 그리고 자각.. 깨달음.. 감동을 또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이 책은 굳건하게 60여년을 버텨온 중국 공산당의 권위에 도전한 지식인 세력에 대한 국가의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인 군사적 탄압에 반대한 한 정치인 자오쯔양의 자서전이다..

 자오쯔양은 70평생을 단 한번의 물러섬이나 실패도 없이 성공에 성공을 거듭하며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이른 사람이었다.. 또한 중국의 경제적 개방과 개혁을 덩샤오핑과 함께 주도한  개혁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덩샤오핑이 정치적인 개혁을 거부하고 철저하게 공산당의 권위와 권리를 지키며 경제적인 개혁, 개방만을 주장한데 반해 그는 경제적인 개혁과 정치적인 개혁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렇게 공산당의 최고 권력자 두 사람의 갈등은 지식인 사회의 분열을 가져 왔고.. 그 결과 1989년 6월 3일과 4일 인민의 유혈이 낭자한 톈안먼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무력진압을 명령한 덩샤오핑과 무력진압 반대를 주장한 자오쯔양.. 그리고 결국 톈안먼 사태는 국가를 전복하려한 동란으로 규정되었고.. 그 동란을 조장한 자오쯔양은 모든 권력을 실각한 채 가택연금 되었다.  그렇게 가택에 연금된 그는 15년 뒤.. 2005년 사망하였다..  그런데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면서 까지 인민의 편에 섰던 자오쯔양은 사망 후에도 인민의 추앙을 받지 못한 잊혀지고 실패한 정치인이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톈안문 사건이 우리 사회의 개혁과 민주화의 힘이 되었던 .. 그 저변에 깔린 자유에의 갈망이.. 우리의 것과는 달랐다는 것에 이유가 있다..

우리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지식인.. 그리고.. 시민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라.. 부당함.. 부패함.. 정당하지 못함에 대한 저항과 자유와 민주화에 대한 순수한 열망이 있었다.. 내 세대에서 이루어 지지 않더라도.. 내 자식의 세대는 이런 국가에서 살게 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 그것이 우리 사회를 이만큼 변화시켜 왔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원동력으로 .. 가능성으로.. 그리고 자신감과 자부심으로 우리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내가 사는 사회를 내 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의 젊은이들을.. 당당하게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러나 톈안문 사건은.. 지식인들이 경제적 개혁.. 개방으로 인해 자신들이 그동안 누려 왔던 특권을 .. 다른 계층과 나눠야 하는데서 오는.. 박탈에 대한 반감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이후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특권을 보장하고.. 권력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이자 그들의 정치, 경제적 노선에 아무런 반기도 들지 않은 채 편입되어 하나의 세력을 형성한 채 기존의 체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톈안문 사건은 그 역사적 배경이 우리의 민주화 운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톈안문 사건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정치인 자오쯔양 역시 우리 민주화 투사들과는 다른 역사적 평가를 받는게 아닌가 한다..

나는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톈안문 사건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가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는 않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의 붉은별"을 읽으며 느껴던 감동이나.. 부러움은 일지 않았다..  모택동처럼 위대한 영웅을 가지진 못했지만..  우리는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이나 특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다음 세대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줄 줄 아는 선배와 동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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