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참 재미있게 쓸 줄 아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경험해야 했던 처절한 이야기들을 격정적인 슬픔이나.. 감동을 배제하고..

약간의 비아냥이 담긴 냉정한 어투로.. 시작한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다.. 정말 힘들었지만.. 열심히 이겨냈고.. 내 부모는 정말 훌륭한 사람들이다..  내가 힘들고 넘어질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는 식의 감동 실화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제목에서부터 그런 동정어린 시선은 거부하는 단호한 몸짓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 그는.. 당당하게.. 나 장애인데.. 뭐.. 나는 인간아냐?  그러지마.. 나도 알거 다 알어.. 너네만 아는게 아냐..

하고 말한다.. 그의 배짱이나.. 그의 생각.. 그의 오기가..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없는 도로와 인도의 턱을.. 평평하게 만들어 갈거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거짓말처럼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난 적이 없고.. 친분을 가진 적이 없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어떻게 한번도 그런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친분을 쌓을 기회가 없었던 이유를 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사는 장애인들은..  평생동안 단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와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장애인 학교를 다녔던 그의 친구조차 학교를 졸업한 후 일년에 한번 외출하는게 다라는 것을 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동안은 장애를 죄악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었고.. 사회적 분위기가 어느 정도 바뀌 지금도.. 공간적인 제약들 때문에.. 밖으로 나오는 일이 정말 힘이 든다고..

 

아이를 셋이나 키우는 나는..  유모차를 많이 가지고 외출을 한다.. 그런데 그 유모차를 가지고 이곳저곳 다닐 때의 어려움에 화가 나고.. 짜증이 많이 났다.. 아이들을 많이 낳으라면서..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전혀 형성해 주지 않는 이놈의 사회에 불만을 표출했었다.. 한번은.. 백 오십개나 되는 긴 계단을 유모차를 들고 올라가서.. 개찰구에서 업무를 보는 한국철도공사 직원에게.. 화를 낸 적도 있다.. 그리고 당당히..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아저씨들이 도와달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유모차가 아닌 휠체어로 이 세상에 일원임을 주장해야 하는 이들은..  어떠할까.. 

맞다.. 그들은 분노해야 한다.. 혼자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이동권을 보장해 주지 않는 이놈의 나라에 분노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즐겁고.. 유쾌하고.. 죄스럽고..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분노를 맘에 품고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마음은 되었다..

준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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