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귀와 땅콩귀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6
이춘희 지음, 김은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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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떡"의 작가 이춘희님의 책이라 두 말도 않고.. 사서 읽어 보았죠..

역시나 이춘희님.. 아이들과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주시네요..

이 책 "나팔귀와 땅콩귀"는 초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신 책입니다.

도시의 아파트 숲에 갇혀 버린 우리 아이들에게 도시의 소음이 아니라

풍요로운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작가님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진우와 소영이는 마을에서 단 둘 밖에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그런데 큰 귀를 갖고 태어난 진우와 유난히도 작은 귀를 가진 소영이가

서로 많이 비교를 당하고.. 차별을 당하기도 하면서

소영이의 마음 속엔 진우를 향한 미움이 자라나지요..

그래서 여러 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라 늘 지각하는 진우..

자꾸 여러 가지 소리를 만들어 내느라 부스럭부스럭 산만한 진우가

소영이는 싫어지기 까지 했답니다. 

비 오는 어느 날..

비소리를 듣겠다며 자꾸만 멈춰서는 진우 때문에 지각을 하고

받아쓰기 시험을 볼 때 부스락 대는 진우 신경쓰느라 시험까지 망친 소영이는

 진우에게 만날 시끄럽게 굴고, 귓구멍이나 후비고,

네귀는 당나귀 귀보다 크고, 코끼리 귀보다도 훨씬 커서 징그럽다고..

그렇게 귀가 큰건 비정상이라며 진우가 싫다고 소리칩니다.

상처를 입은 진우는 며칠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며칠 동안 서로의 빈 자리를 느끼는 두 친구..

소영이는 진우가 듣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고..

자연이 내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진우 역시 모든 소리가 다 귀한 소리는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소음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소영이와 진우는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화해한답니다..

 

귀가 크고 잘 생기면 복을 받고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어르신들은 늘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귀가 작으면 규모가 있고, 계획성이 있는 신중한 사람이라는 말씀도

잊지 않고 해 주셨다면.. 소영이가 그렇게 진우에게 화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요..

이 동화에서는 어린 시절조차 공부하느라.. 배우러 다니느라..

잠시 잠깐 나무 위에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굳이 자연이 아니더라도.. 자연을 찾아 가지 않더라고..

우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볼 여유를 갖기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걸까요.

 나의 말소리가 아이의 삶에 어떤 여유와 풍요로움을 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쩌면.. 이제 아이들에게 말하기를 잠시 멈춰야 하는건 아닐까요..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들이 듣는 것에 같이 귀 기울여주고..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같이 길을 걸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이춘희님의 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아파트에 살며 위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짜증을 내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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