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이설 작가의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읽었다. 김이설이라는 작가의 이름은 익숙한데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다. <환영>을 읽고 놀랐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소설에 나오는 식당에 갈 일이 생기면 괜히 마음이 이상했다. ㅎ 이번에 읽은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은 밀리의 서재에서 먼저 나왔다. 출퇴근에 소설을 들거나 일하면서 들어도 좋겠다. 나는 아직 해보지 않았다.

이 소설에는 시를 쓰고 싶은 여자가 나온다. 나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그냥 아는 언니처럼 느껴진다. 집안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글을 쓰는 걸 생각한 적이 없다. 취직을 위해 공부를 할 때 집에 있으니 다른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그때 생각도 났다. 조카 둘을 키우는 것도 잘 모르겠다. 주변 친구의 육아를 짐작할 뿐. 남편의 폭력을 피해 친정으로 온 동생이 일을 하고 부모님도 모두 일을 하니 주인공이 조카를 돌보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잠깐이라면 모를까.


나 혼자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나 혼자 바르게 산다고, 나 혼자 제대로 산다고 해서 변할 리가 없었다. 나는 누구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하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집안일을 했지만 나의 노력은 너무 쉽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되었다.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게 잘 참아지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상황이었을 뿐이었다. 내가 들인 노력에 적당한 대가를 받고 싶었다. 대가란 고생한다고, 수고한다고, 그래서 고맙다는 마음이면 되었다. 말뿐이어도 좋으니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p. 37)

그래도 동생이 아닌 주인공이 독립을 하는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헤어졌던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도. 소설에 나오는 목련빌라도 어딘가 있을 것 같았다.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소설에 등장하는 시도 좋았다. 나중에는 시집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