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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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은 이유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p. 145)

 

검정색 바탕에 노란 레몬이 눈에 쏙 들어온다. 레몬처럼 똑 쏘는 소설일까 기대했다가 완전 놀랐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출판사 소개글만 읽고는 단순한 추리소설일까 생각한 게 완전 오산이었다. 2002년 월드컵 열기로 뜨겁던 때 고등학교 3학년 언니 해언이 죽었다. 단순 사고도 아니고 누군가가 잔인하게 죽였다. 예쁜 언니로 엄마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언니가 죽고 엄마랑 나는 완전 달라졌다. 다언은 언니처럼 얼굴을 고쳤다. 집도 이사했다. 처음엔 해언을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줄 알았다. 용의자였던 배달 알바를 하는 한만우와 언니를 차에 태운 신정준를 수사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책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나온다. 다언이 한만우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계란후라이를 먹는일도 이상하다. 사고 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한만우와 키 작은 여동생의 말만 듣는다. 해언을 질투했던 태림은 나중에 신정준과 결혼한 걸로 나온다. 과거의 사건에 대해 죄의식을 갖지만 진실을 밝히거나 하지는 않고 상담전화를 하고 이상한 말만 한다. 전체적으로 다 좀 이상한 느낌. 다언이 복수를 하는 것 맞는데. 소설이 끝나도 명쾌하지 않다. 죽는다는 일과 사는 일. 남겨진 가족의 뭔가 더 숨겨진 비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고통 같은 걸 생각하게 한다. 책이 200쪽 정도라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은 소설이다. 그런데 뭔가 더 숨겨진 비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자꾸 그런 생각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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