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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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쇼코의 미소>는 분홍색 표지에 여자의 뒷모습이다. 연애소설처럼 보였는데 아니었다. 가슴 뭉클하기도 했고 친구가 생각나기도 했다 두 번째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은 노란 표지다. 이번에도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 표지, 연작인가? ㅎ 이번 소설집도 좋았다. 쓸쓸한 단편도 있었고 아픈 단편도 있었다.
다른 책에서 읽었던 [그 여름]은 다시 읽어도 좋다. 여고 시절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601, 602]란 암호 비슷한 묘한 제목의 단편은 가부장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모래로 지은 집]도 좋았는데 단편 [쇼코의 미소]속 우정의 다른 버전인가 싶었다.

절대로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 그것이 나의 독선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나를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게 했다. 어느 시점 부터는 도무지 사람에게 다가갈 수가 없어 멀리서 맴돌기만 했다. 나의 인력으로 행여 누군가를 끌어들이게 될까봐 두려워 뒤로 걸었다. ([모래로 지은 집] p.181)
[지나가는 밤]​은 많이 아픈 소설이었다. 부모 다음으로 가장 힘이 되는 존재는 형제인데. 서로가 힘들 때 자매는 멀리 떨어져있었고. 나는 여자 형제가 없어서 자매에 대해 잘 모르는데 이 단편을 읽고 언니랑 동생이 같이 밤을 보내는 이미지가 오래 생각났다. [아치디에서]를 읽으면서는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녔던 때가 떠올랐다. 취업비자로 외국에 20대의 이야기도 생각나고.
​계속해서 최은영이 소설을 읽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마구 몰려온다. 한국작가에서 좋아하는 작가 순위에 최은영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지만 다음 소설집은 어떤 색, 어떤 표지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 그럴려면 계속 문학동네에서 나와야 하는 건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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