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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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의 <딸에 대하여>를 읽었다. 나도 딸이다. 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엄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할머니를 간병하기도 하고 한참은 요향보호사 일을 하셨다.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지 않았는데 소설을 읽고 대충 짐작이 되었다. 소설 속 딸처럼 엄마랑 심각하게 다투거나 하지는 않는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사회문제에 직접적으로 나서거나 공개적으로 지지를 하지도 않는다. 선거를 할때면 공약을 잘 읽어보고 투표는 한다. 소설을 읽다가 궁금해졌다. 만약 내가 남자가 아닌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면 엄마의 반응은 어떨까? 시위현장에 나가서 크게 구호를 위치거나 하면 뭐라고 할까? 엄마는 미친년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네가 하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은 이미 많이 들었다. 무슨 말을 또 얼마나 해서 가슴에 대못을 치려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도 권리가 있다. 힘들게 키운 자식이 평범하고 수수하게 사는 모습을 볼 권리가 있단 말이다.” (p. 66)

 

“엄마, 여기 봐. 이걸 보라고. 이 말들이 바로 나야. 성소수자, 동성애자, 레즈비언. 여기 이 말들이 바로 나라고. 이게 그냥 나야.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나를 부른다고, 그래서 가족이고 일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이게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냐고.” (p. 107)

 

엄마와의 세대 차이를 느끼니까.  제목은 딸에 대하여인데 엄마에 대하여 같기도 하다. 나도 엄마를 잘 모른다. 엄마랑 친한 편인데도. 쉽게 판단하고 말하는 게 무섭구나 싶기도 하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을 해도 늦지 않다. 엄마랑 친구처럼 잘 지내야겠다. 딸이라서 그런지 많이 와 닿은 소설이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번에도 성공한 기분이다. 이번에 나온 구병모 소설은 어떨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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